‘도박 파문+우승 실패’ 삼성, 외부 FA 겨냥?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입력 2015.11.02 07:16  수정 2015.11.02 11:06

윤성환-안지만-임창용 공백 실감하며 우승 실패

정우람, 정상호 등 외부 FA 영입으로 분위기 쇄신?

주축 투수들의 공백을 뼈저리게 실감한 삼성. ⓒ 연합뉴스

삼성 라이온즈가 통합 5연패에 실패하며 대대적인 리빌딩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지었던 불과 한 달 전만 하더라도 삼성의 통합 5연패를 의심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차별화된 현장과 프런트의 분업, 여기에 완벽한 시스템은 삼성이 절대강자가 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팀 구조와 새 얼굴들의 지속적인 발굴, 기존 선수들에 대한 특급 대우, 그리고 지난 4년간의 우승 경험으로 비춰봤을 때 삼성의 장기 집권은 당연한 듯 보였다.

그렇다고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지난해까지 통합 4연패를 이루는 동안 정규시즌에서 만큼은 언제나 독주 체제를 갖췄던 팀이 삼성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2위였던 넥센에 승차는 고작 반경기차였고, 올해 역시 시즌 막판까지 NC의 추격을 받으며 1위 자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

가장 큰 악재는 한국시리즈 직전 터진 불법 원정도박 파문이었다. 경찰의 수사도 시작되지 않은 의혹뿐인 루머였지만 여파는 상당했다. 결국 구단 측은 스캔들에 연루된 윤성환과 안지만, 임창용을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뺀다고 밝혔다.

쉽지 않은 결정에 많은 이들이 격려와 위로의 박수를 보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들 세 투수가 팀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스탯티즈에 따르면, 윤성환의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는 5.36에 이른다. 3.48 WAR의 안지만과 3.20 WAR의 임창용 역시 상당했다. 이들 3명의 WAR를 합하면 무려 12.04라는 수치가 나온다. 삼성 투수 전체가 26.78의 WAR를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세 선수가 절반 이상의 지분을 갖고 있었다는 뜻이다.

결국 이들의 공백은 우승 실패의 직접적 원인이 되고 말았다. 류중일 감독은 선발-셋업맨-마무리라는 기가 막힌 공백을 메우기 위해 선발 차우찬을 마무리로 돌렸다. 뒷문을 막는데 성공했으나 정작 문제는 앞문에서 터졌다. 윤성환과 차우찬이 한꺼번에 빠져나간 선발진은 단 한 번도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지 못하며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 그리고 시리즈 내내 부진했던 타선도 침체된 팀 분위기에 영향을 받았음을 부정할 수 없다.

이제 삼성은 뒤숭숭해진 분위기를 추스르고 내년 시즌을 준비해야한다. 아직 ‘3인방’의 거취가 확실치 않지만, 최악의 경우 이들을 기용할 수 없는 상황도 염두에 둬야한다. 절대적 비중을 차지했던 이들이 없는 삼성은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의 실패가 정규시즌에서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보험으로 가장 유력한 방안은 역시나 외부 FA 수혈이다. 삼성은 2005년 심정수와 박진만을 100억원에 가까운 돈으로 영입한 뒤에는 외부 FA에 눈길을 주지 않았다. 트레이드를 제외한 외부 자원 영입은 2010년 현금트레이드로 데려온 장원삼이 사실상 마지막 선수다.

불행 중 다행으로 이번 FA 시장에는 삼성이 눈독을 들일만한 선수들이 쏟아져 나온다. 대표적인 이가 SK 정우람이다. 정우람은 안지만과 함께 이른바 ‘역대급’으로 분류되는 셋업맨이다. 여기에 좌완이고 마무리 역할까지 맡을 수 있다는 점에서 안지만보다 활용 가치가 높게 평가된다.

문제는 몸값이다. 일단 SK가 잔류에 총력을 쏟아 부을 것이 빤한 상황이며, 혹시라도 시장에 나온다면 거의 대부분의 팀이 영입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크다. 삼성은 돈이 부족한 구단은 아니지만 재계약과 FA 협상 등에서 합리적 가격만을 제시해왔다. 정우람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게 된다면 아예 발을 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우람 외에 살펴볼만한 투수들은 송승준(롯데), 손승락(넥센), 채병용, 윤길현(이상 SK), 이동현(LG) 등이 있다. 하지만 이들의 적지 않은 나이를 고려했을 때 삼성이 관심을 가질지는 미지수다.

의외로 타자 쪽에 눈길을 돌릴 수도 있다. 삼성은 이번 스토브리그서 이승엽과 박석민, 권오준이 FA로 풀린다. 대어급은 사실상 박석민 1명뿐이다. 박석민을 잡고나면 여유가 생긴다는 뜻이다. 타자 쪽에서는 김현수가 특급 대어이지만 두산이 그를 놔줄리 만무하다. 포수 쪽에서는 경험 많은 SK 정상호가 나오기 때문에 은퇴한 진갑용의 보험용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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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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