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은은 시속 150km를 넘나드는 패스트볼과 예리한 포크볼을 앞세워 아마 최강으로 꼽히는 쿠바의 강타선을 잠재웠다. ⓒ 연합뉴스
우완 정통파 이대은(26·지바 롯데)이 강렬한 성인대표팀 데뷔전을 치렀다.
이대은은 4일 서울 고척돔에서 열린 2015 슈퍼시리즈 쿠바와의 평가전에서 선발 김광현에 이어 4회 마운드에 올라 4이닝 동안 단 한 명의 출루도 허용하지 않고 무안타 무실점 완벽투를 선보였다. 대표팀은 투수진 역투에 힘입어 쿠바에 6-0 완승했다.
이대은은 시속 150km를 넘나드는 패스트볼과 예리한 포크볼을 앞세워 아마 최강으로 꼽히는 쿠바의 강타선을 잠재웠다. 4이닝을 모두 삼자범퇴로 마무리했고 투구수도 44개에 불과했다. 선발로 나선 김광현(3이닝 3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보다 오히려 더 오래 던졌다.
구사 빈도가 높지는 않았지만 커브와 투심,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종도 장착해 더욱 위력적이었다. 이대은은 이날 경기 MVP에 선정됐다. 친선전이고 양팀 모두 총력을 다했다고 보기 어려운 경기라 지나치게 많은 의미를 부여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이대은이라는 투수의 능력을 확인하기에는 충분했다.
국내에서도 이대은처럼 150km 강속구를 여유 있게 뿌릴 수 있는 파워피처는 흔치 않다. 쿠바 타자들이 상당히 파워가 뛰어난 거포들이 많다는 것을 감안했을 때 제구력까지 갖춘 이대은의 구위는 국제무대에서 충분히 유용하게 통할 수 있다.
올해 미국 생활을 청산하고 일본 프로야구 지바 롯데 마린스에 입단한 이대은은 이번 시즌 9승9패 평균자책점 3.84의 준수한 성적을 거두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아쉽게 두 자릿수 승리는 실패했어도 웬만한 수준급 투수들조차 버티기 힘든 일본 프로야구 1군 무대에서 주전으로 연착륙했다는 것은 의미 있는 성과였다. 주력 투수들의 불참으로 마운드 구성에 어려움을 겪던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이대은을 엔트리에 포함시키며 높은 기대를 드러났다.
이대은은 국내 야구팬들에게는 아직 낯설다. 첫 등장 때만 해도 실력보다는 빼어난 외모로 더 주목받았다. 하지만 외모만큼 실력도 갖췄다는 것을 입증하는데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대표팀의 첫 공식경기인 쿠바전에서 에이스 김광현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낙점된 것만 봐도 그의 비중을 짐작할 수 있다. 이대은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피칭으로 김인식 감독의 신뢰에 부응했다.
프리미어12 대표팀의 최대 약점은 투수력으로 꼽혔다. 선발진에서 에이스로 거론됐던 류현진(LA다저스)과 양현종(KIA)이 부상으로 이탈한 데다 윤성환(삼성)도 원정도박 의혹에 휩싸여 합류하지 못하면서 역대 최약체라는 우려를 낳았다. 그 가운데 이대은은 현재 대표팀에 몇 안 되는 우완 선발자원이자 롱릴리프로도 중용될 수 있는 카드다.
일본과의 프리미어12 개막전을 앞두고 있는 김인식 감독은 행복한 고민을 하게 됐다. 그동안 국제대회에서 일본 킬러로 맹활약한 좌완 김광현이 있고, 일본 무대에서 활약하며 일본 선수들에 익숙한 이대은이라는 두 장의 카드를 놓고 저울질하게 됐다. 한일전에서 승부를 걸겠다면 둘 다 쓸 수 있다.
화려한 데뷔전을 치른 이대은이 프리미어 12를 통해 월드스타로 도약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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