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야구 세대교체, 불편한 희비 쌍곡선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입력 2015.11.11 09:17  수정 2015.11.11 09:19

한국, 베이징 올림픽 이후 굵직한 배출 없어

일본 대표팀 현재 전력만으로 향후 5년간 유지

일본은 오타니 쇼헤이 등 젊은 선수들이 대표팀에 안착했다. ⓒ 연합뉴스

2008 베이징올림픽은 한국야구사에 가장 영광스러운 순간으로 꼽힌다.

당시 국내파 위주로 구성된 한국은 예상을 깨고 쟁쟁한 야구강국들을 연파하며 9전 전승으로 사상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숙적으로 꼽히는 일본을 상대로 예선과 준결승에서 두 번이나 역전승을 거두기도 했다.

베이징올림픽의 성과는 단지 금메달만이 아니라 성공적인 세대교체에도 있었다.

당시 대표팀 투타의 주역으로 부상한 김광현, 류현진, 윤석민, 김현수, 강민호 등은 모두 20대 초중반의 젊은 선수들이었다. 30대 이상 선수는 이승엽, 진갑용, 김민재 등 소수에 불과했다.

자연스러운 신구조화와 세대교체를 통해 한국야구는 중흥기를 맞이했고, 당시 영건들은 베이징올림픽 이후로도 승승장구하며 한국야구의 간판스타로 성장했다.

그로부터 7년이 흘러 한국과 일본 대표팀의 현 주소는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당시 베이징올림픽의 우승 주역 중 지금도 대표팀을 지키고 있는 투수는 김광현 정도다. 류현진, 윤석민, 봉중근, 오승환 등 한국야구를 대표하던 투수들은 각자의 이유로 빠졌다. 타선에서도 추신수, 강정호 등 메이저리거들이 합류하지 못하면서 무게가 많이 떨어졌다.

무엇보다 한국야구는 베이징올림픽 세대의 아성을 이어갈 후발주자를 육성하지 못했다. 이번 대표팀 엔트리만 봐도 30대를 넘긴 선수가 12명이나 된다. 그나마 이태양, 조상우, 심창민, 조무근, 김상수, 허경민 등 90년대생 이후의 선수들이 합류하며 신구조화를 이뤘지만 무게중심은 베테랑들에게 더 쏠려있는 게 사실이다.

특히 선발진에서 김광현-류현진-봉중근을 이을 국제용 에이스를 키우지 못했다. 김광현과 이대은, 장원준, 우규민 등으로 구성된 선발진은 최근 10년간 대표팀을 통틀어 무게가 가장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일본은 한국전에서 선발로 맹활약한 오타니 쇼헤이를 필두로 야마다 데스토, 나카무라 류헤이, 이마미야 겐타, 노리모토 다카히로 등 엔트리의 대부분이 20대 초중반의 젊은 선수들로 구성됐다. 이들은 모두 지난 한국전에서 일본 승리의 주역들이었다. 경험 많은 베테랑 선수들로 구성된 한국이 일본의 영건들에게 완패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일본도 일부 베테랑 메이저리거들이 빠지면서 자연스럽게 세대교체가 가속화된 면도 있다. 하지만 그 이전에 이번에 나선 선수들이 기량만으로도 충분히 일본야구를 대표하기에 부족함이 없다는 사실이다. 7년 전 베이징올림픽 당시 한국야구 대표팀의 모습과 흡사하다. 굳이 젊은 선수들을 의식해 기용한 것이 아니라 그들이 이미 자국리그에서 최고의 선수들이었기 때문이다.

일본은 당장 지금의 선수들만으로 최소 5~6년 이상은 대표팀을 끌어가는데 아무런 걱정이 없다. 오히려 시간이 흐를수록 지금의 선수들이 30대에 근접하며 원숙기에 접어들 나이다. 그때가 되면 한국야구와의 격차는 오히려 더 벌어질 수도 있다. 끊임없이 좋은 유망주들이 쏟아져 나오는 일본야구의 인프라에 대한 부러움 못지않게 한국야구도 이제부터라도 선수육성과 세대교체에 대하여 좀 더 진지하고 장기적인 접근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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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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