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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배 창당 선언했지만 눈에 띄는 대어는 '글쎄…'


입력 2015.11.18 17:51 수정 2015.11.18 18:01        전형민 기자

기성 정치인 배제했다지만…'안' 불렀을까, '못'불렀을까

천정배 무소속 의원이 18일 서울 영등포구 대방동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열린 '개혁적 국민정당 창당추진위원회 출범식'에서 인사말을 마친 뒤 지지자들의 환호에 손을 흔들어 화답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천정배 무소속 의원이 18일 신당 창당추진위원회 출범식을 열고 소문만 무성하던 신당 창당을 공식 선언했다. 하지만 김두관 전 경상남도지사를 제외하고는 눈에 띄는 기성 정치인이 없어 '소문난 잔칫집에 먹을 것 없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천 의원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대방동 여성플라자 아트홀에서 지지자 500여 명과 함께 가칭 '개혁적 국민정당' 추진위원회 출범식을 가졌다.

이날 출범식 장내는 사람이 설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인파가 운집했지만 정작 정치인은 김 전 지사 뿐이었고 화환도 최근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박주선 의원이 보낸 것 뿐이었다.

천 의원은 기성 정치인 중 누구와 신당 합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함께 할 분은 많고, 함께 하실 것으로 보인다"며 두루뭉실하게 답했다. 그는 "다만 현역(국회의원)은 얼마나 함께하실지 시간을 가지고 봐야하지만 합류할 분이 나올 가능성은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새정치 '디스'하며 '거리두기' 총력

천 의원은 신당 추진위원회 출범식에서 자신을 포함한 32명의 추진위원들을 한 명씩 직접 소개하며 "기성 정치에 몸담지 않은 분들을 중심으로 모셨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성 정치인들이 만들면 결국 똑같은 '그 나물에 그 밥'이 아니겠냐는 비판을 의식한 듯 '새롭다'와 '젊다'를 유난히 강조했다.

실제로 천 의원이 소개한 위원들 중에는 고문인 전윤철 전 감사원장과 참여정부 초대 교육부총리를 지낸 윤덕홍 전 부총리, 과거 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당 집행위원으로 활동했던 권정 변호사, 열린우리당 대구광역시당 사무처장과 새정치연합 대구시당 교육연수위원장을 지낸 이상호 위원 등을 제외하고는 마땅히 정치권에 몸담은 인사는 없다.

천 의원은 '젊음'도 강조했다. 실제로 이날 소개된 28명의 추진위원 중 5명이 40세 이하 청년이었다. 천 의원은 청년위원이라고 소개하던 도중 갑자기 생각난 듯 "우리 신당에서는 청년은 30대까지"라며 최근 새정치연합에서 청년의 나이 논쟁이 뜨거웠던 것을 비꼬기도 했다.

천 의원의 새정치연합과의 '거리두기'와 '차별성' 강조는 인삿말에서도 계속됐다. 그는 "민심은 이미 '수명을 다한' 야당을 완전히 떠났다"면서 사실상 새정치민주연합을 '디스'하고 "우리는 이 나라의 심각한 위기를 해결해 대한민국을 위기로부터 구해내 많은 국민께 희망을 드리고 대선에서는 새로운 정부를 만드는 중심이 될 것"이라며 내후년 대선에서의 수권정당 지위 확보라는 신당의 비전을 제시했다. 이에 운집한 500여 명의 지지자들은 '천정배'를 연호하고 '좋아!', '잘했어!' 등의 격려로 화답했다.

18일 서울 영등포구 대방동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열린 '개혁적 국민정당 창당추진위원회 출범식'에서 (왼쪽부터)김두관 전 경남지사, 천정배 무소속 의원,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가 지지자들의 환호에 손을 잡고 들어보이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한상진 "신당 창당, 역사적 전진의 교두보 될 것"
김두관 "신당, 내년 총선 승리와 내후년 정권교체 중심되길"


이윽고 축사를 맡은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도 "오늘 날 집권여당은 제 눈에는 파탄인데, 야당은 지지기반 확충의 호기에 완전히 실패했다"며 천 의원의 새정치연합 '디스'에 힘을 보탰다.

한 교수는 이런 상황에서 야권이 신당을 창당, 분열해 여권에 어부지리를 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왜 과거의 실수에 책임지지 않는 패권세력이 그대로 (당의 패권을) 유지하는지 내 상식으로는 이해가 안된다"며 "(신당창당이) 더 거시적인 비전을 가지고 나아가는 역사적 전진의 교두보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유일한 정치인인 김두관 전 지사도 축사를 통해 "천 의원이 고민하던 정당이 반드시 성공해서 내년 총선 승리와 2017년 정권교체의 중심당이 되기를 진심으로 염원한다"고 말했다. 김 전 지사가 축사를 위해 연단으로 향할 때 행사에 참석한 몇몇은 김 전 지사를 향해 "김 지사님 감사합니다. 끝까지 (신당과) 함께해달라" 등의 외침이 나오기도 했다.

김 전 지사는 "우리가 정권을 교체해야하는 이유는 국민들의 삶이 고단하기 때문"이라며 "제가 속한 새정치연합과 때로는 경쟁하면서 (야권이) 총선을 승리하고 대선 승리도 반드시 실행시켜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 전 지사가 신당에 합류하기로 한줄 알았다가 김 전 지사의 발언으로 아직 새정치연합 소속인 것을 안 몇몇 참가자들은 '그러면 뭣하러 온 것이냐'며 혼잣말 하기도 했다.

출범식 직후 마련된 기자간담회에서도 천 의원의 새정치연합 '디스'는 계속 됐다. 천 의원은 새정치연합을 "낡은 기득권 정치, 이제 희망 없는 정치, 생명을 다한 정치"라고 지칭하면서 "국민께 희망과 비전을 드릴 정치, 스스로 기득권을 만들거나 쌓아가지 않는 정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천 의원은 야권 단일화나 연대 요구에 대해는 어떻게 대응하겠냐는 질문에도 "우선 (기존의) 야당은 수명을 다했다고 생각한다"면서 "야권의 재편·재구성으로 혁명적 파괴가 필요한 시기고 우리의 목표는 믿음직한 야권의 수권정당으로 거듭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새정치연합과의 연대는 생각하지 않는다는 발언이다. 하지만 천 의원은 박준영 전 전라남도지사가 창당한 신민당과의 연대는 "구체적으로 생각해보겠다"고 말해 차이를 보였다.

한편 가칭 '개혁적 국민정당' 창당은 12월 중 중앙당 발기인 대회를 거쳐 오는 2016년 1월이면 창당대회를 할 것으로 예정됐다.

전형민 기자 (verdan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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