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곤 총선 불출마 '호남중진 물갈이' 물꼬틀까
총선 4개월 앞두고 호남 중진 중 첫 불출마, 새누리당 이미 5명 불출마선언
김성곤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20대 총선을 4개월여 앞두고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 의원의 지역구가 야당의 텃밭인 전남 여수갑인데다 4선 중진 의원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같은 지역구의 3선 의원인 주승용 최고위원의 행보도 덩달아 주목된다.
김 의원은 30일 오전 ‘당의 승리를 위해 작은 거름이 되기를 기원하면서’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당이 침몰의 위기에 빠져 있는데 호남 최다선 의원이 지역구에서 표 몇 장 더 얻으려고 바삐 뛰는 모습이 미안하고 한심하게 여겨졌다”며 지역구를 후배들에게 물려주기 위해 불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특히 김 의원은 최근 문재인 대표가 ‘문·안·박’ 연대에 대해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거부 의사를 밝히고 통합 전당대회를 역제안한 데 대해 “호남 민심은 요동치고 당 지지율은 20% 대에서 좀처럼 올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당 중앙위 의장이며 호남 최다선 의원으로서 이에 깊은 책임을 느끼고 있다. 이제는 후진에게 물려줄 때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네 번이나 내게 공천을 준 당에 보은하는 길은 총선까지 당의 화합을 위해 내 온 몸을 태우는 일”이라며 “‘정치는 사랑’이라는 신념을 갖고 있는 당원 모두를 내 몸같이 사랑하는 마음으로 갈라진 당심과 흩어진 민심을 하나로 모으는데 최선을 다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이 호남 지역 의원으로는 처음으로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함에 따라, 수면 아래 있던 ‘호남 중진 물갈이론’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탈당 후 신당 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는 무소속 천정배·박주선 의원 등이 호남에서 새정치연합과 맞대결을 펼칠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인물 교체에 대한 요구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호남 지역 3선 이상 중진인 주 최고위원(전남 여수을)과 김동철 의원(광주 광산갑), 박지원(전남 목포) 의원은 문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며 범야권 인사들을 대상으로 한 통합 선거대책위원회, 혁신 전당대회 등을 주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주 최고위원은 김 의원의 사퇴와 관련해 특별한 입장은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그는 문자메시지를 통해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제안한 혁신 전대가 최선"이라며 "더이상의 방법은 없고 문재인 대표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압박했다.
또한 선거를 4개월 앞두고 전대를 치르기엔 시간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선 "지난 4차례의 총선 역시 1~2월에 전대를 연 바 있다"며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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