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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시위' 사라지니 '차벽'도 '살수차'도 사라졌다


입력 2015.12.05 20:10 수정 2015.12.06 08:03        하윤아 기자 / 박진여 기자

주최 측, 당초 예정대로 집회·행진하면서 충돌 발생하지 않아

일부 참가지들 '이석기 석방' 요구하며 대열에 섞여 행진

5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살인진압 공안탄압 규탄! 노동개악저지! 박근혜 물러나라 민중총궐기' 2차대회를 마친 참석자들이 백남기 농민이 입원해 있는 대학로 서울대병원으로 행진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5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살인진압 공안탄압 규탄! 노동개악저지! 박근혜 물러나라 민중총궐기' 2차대회를 마친 참석자들이 백남기 농민이 입원해 있는 대학로 서울대병원으로 행진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5일 서울 도심에서 열린 대규모 집회와 행진은 큰 마찰 없이 진행됐다. 폭력 사태가 재현될 가능성에 우려가 제기됐으나, 주최 측이 예정된 절차대로 집회와 행진을 진행하면서 경찰과의 충돌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다.

백남기 범국민대책위(이하 백남기 대책위)는 이날 오후 3시 10분경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2차 민중총궐기 및 백남기 농민 쾌유 기원, 민주회복 민생살리기 범국민대회’를 개최한 뒤 참가자 1만 4000여명(집회측 추산 4만명)과 함께 오후 4시 40분경 백남기 씨가 입원해있는 서울대병원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당초 경찰은 지난달 30일 백남기 대책위의 집회 신청에 대해 폭력 시위 변질 우려를 이유로 금지 통고했다. 지난달 14일 진행된 1차 민중총궐기에 참여한 53개 단체 가운데 51개 단체가 백남기 대책위에 소속돼 있어 폭력 사태가 또 다시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지난 3일 서울행정법원이 백남기 대책위가 제기한 ‘옥외집회 금지통고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합법적으로 집회와 행진이 가능케 됐다. 이에 따라 백남기 대책위는 서울광장→무교로→모전교→광교→보신각→종로5가 등을 거쳐 서울대병원 인근 대학로까지 합법적 행진 시위를 진행했다.

앞서 백남기 대책위는 지속적으로 “집회를 평화적으로 진행하겠다”며 준법에 대한 의지를 표했고, 조계사에 은신 중인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역시 여러 차례 평화 집회를 약속하면서 실제 주최 측의 공언대로 평화 집회가 이뤄질 것인지 이목이 쏠리는 상황이었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 이학영 의원 등이 5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2차 민중총궐기대회에 참석해 평화집회를 상징하는 꽃을 들고 행진대열을 기다리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5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2차 민중총궐기대회에서 일부 참석자들이 이석기 옛 통합진보당 의원의 석방을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그리고 이날, 주최 측이 당초 예정대로 집회와 행진을 진행하면서 우려했던 물리적 충돌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초록색 바람개비를 든 선두행렬 뒤로 집회 참가자들이 이어 행진했고, 선두행렬은 오후 6시경 목적지인 서울대병원 앞 공원에 도착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정의당 소속 국회의원들도 선두행렬과 함께 행진을 이어갔다.

참가자들은 “백남기를 살려내라”, “강신명 경찰청장 파면하라”, “박근혜는 무릎꿇고 사과하라”, “농민생존권 보장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면서도 경찰 폴리스라인을 벗어나는 등 돌발행동은 하지 않았다.

다만 일부 시위 참가자들은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징역 9년형이 확정된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의 석방을 요구하며 행진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들은 이 전 의원의 얼굴이 그려진 피켓과 ‘민주, 인권, 표현의 자유가 보장된 나라라면 이석기의원은 석방되어야 합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행진 무리에 섞여 서울대병원으로 향했다.

무교로와 광교를 거쳐 종로를 따라 걷던 행진대열이 종로5가 사거리에서 왼쪽으로 꺾어 대학로로 진입하면서 전 차로를 점거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경찰은 즉각 “일부 차로만 점거하겠다는 신고와 달라 여러분들은 지금 불법시위를 하고 있다”며 차로를 비워줄 것을 요구했다. 마찰이 빚어질 수 있는 일촉즉발의 상황이었지만, 행진대열은 경찰의 요구대로 1차로를 비워 행진을 이어가면서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서울대병원 인근에 도착한 행진대열은 곧바로 마로니에 공원 앞 4차선 도로를 점거한 뒤 촛불문화제를 진행, 백 씨의 쾌유를 기원했다.

하윤아 기자 (yuna1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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