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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노인폄하'는 선거철만 되면 도지는 난치병?


입력 2015.12.21 10:47 수정 2015.12.21 10:51        장수연 기자

시민단체 "나라 고령화 시점에 나온 시대착오적 발언"

네티즌 "정동영에 배워왔나? 총선 물 건너갔다 전해라"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가 노인 세대는 정권을 바꿀 의지가 없다고 말해 '노인 폄하' 논란에 휩싸였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노인 세대는 정권을 바꿀 의지가 없다고 말해 '노인 폄하' 논란에 휩싸였다.

문 대표는 지난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 주최 '박근혜 정부 복지 후퇴 저지' 토크 콘서트에서 "어르신 세대들은 정부의 잘못된 정책 때문에 가장 많은 고통을 받으면서도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잘한다'고 지지한다. 그러니 바꿀 의지가 어르신들에겐 없다"고 발언했다.

그러면서 "젊은 세대가 나서야 한다. 방법이 없다"며 김대중 전 대통령이 강조한 '행동하는 양심'을 거론했다. 그는 "'다들 뭔가 행동하라. 가장 쉽게는 투표에 참여하는 것이고, 인터넷에 댓글 다는 것이고, 하다 안 되면 담벼락에 욕이라도 하라'고 했다"며 "젊은 사람들이 나서서 온라인 입당이 2~3분이면 되니까 참여해 당 이름을 바꿔 버리고, 정치도 확 바꾸고, 우리 당 정책도 확 바꾸고, 그런 힘으로 내년 총선을 꼭 이겨내겠다"고 말했다.

뒤이어 마이크를 잡은 박원순 서울시장은 문 대표의 '세대 가르기' 발언 수습에 나섰다. 박 시장은 "문 대표님은 청년이 중요하다 하셨는데 어르신도 중요하다"며 "우리가 어르신들을 위한 정치를 얼마나 많이 하고 있나. 우리 지지 세력으로 모셔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문 대표는 마무리 발언에서 "청년들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면 고령화 속에 어르신들을 누가 부양하느냐. 청년을 못 살리면 대한민국 전체가 무너진다"며 "어르신들이 '왜 청년만 하느냐'고 할 게 아니라 함께 응원해주고 힘을 모아야 한다"고 다시 한번 젊은 층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노인을 아주 우습게 아네"라며 문 대표를 성토했다. 네이버 아이디 'zhfl****'은 "새정치민주연합 편드는 노인은 착한 노인, 배운 노인. 그 외엔 무식한 노인, 수꼴노인, 무의지 노인? 자기 지지하는 사람만 국민인건가?", 아이디 'pana****'은 "문제인 군 머리털은 백모인데 젊어서 좋겠다. 철 좀 들지 문재인 군"이라며 비꼬았다.

아이디 'mira****'은 "낳아서 키워주고 공부시켜주고 오늘날 젊은 세대들이 잘 살 수 있도록 밑받침이 되주신 우리들의 부모세대가 지금 노인층이다. 마음에 안들면 부모도 고려장시키라고 할 인간이네", 아이디 'seri****'은 "빼도박도 못할 말 내뱉었네. 지도자라면 화합 시켜볼 생각 먼저 해야할텐데, 오히려 기름에 불 붙여버리는구나. 앞으로 그 솜씨로 명절날 전이나 부치세요", 아이디 'siri****'은 "지역갈등·세대갈등 누가 만들고 있나?"라고 비판했다.

문 대표의 발언을 최근 새정치연합에서 탈당한 안철수 의원과의 관계에 적용시켜 비판하는 이들도 있었다. 아이디 'zoro****'은 "당신도 노인이라 새정치연합 대표를 안철수로 바꾸려는 의지가 없으셨군요", 아이디 'show****'은 "당신도 지금 노인인데 주제를 모르네", 아이디 'zsw1****'은 "자기와 조금만 달라도 적대시하는 것 보니 괜히 안철수가 그런말 한 게 아닌가 싶다. 어르신들을 평소에 어떻게 생각했는지 알만하다"고 꼬집었다.

선거철만 되면 나타나는 야당의 '편 가르기' 전략이 나온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2004년 총선 당시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의 '노인 폄하' 발언을 연상하게 된다는 것이었다. 정 전 의원은 "60대 이상 70대는 투표를 안 해도 괜찮다. 그분들은 (투표일에) 집에서 쉬셔도 된다"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아이디 'kck5****'은 "급해서 눈길 헤치고 정동영 찾아가더니만 기껏 노인 폄하나 배워왔네. 내년 총선은 물 건너갔다 전해라~", 아이디 'pada****'은 "노인비하 정동영병이 전염됐음"이라고 적었다.

'노인폄하' 발언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것은 정 전 의원만이 아니다. 지난 19대 총선 당시 인터넷 방송 '나꼼수' 진행자로 서울 노원갑에 출마한 김용민 민주통합당 후보는 "노인네들이 (시청 앞에 시위하러)오지 못하도록 시청역 지하철 계단을 지하 4층부터 하나로 만들고 에스컬레이터, 엘리베이터를 모두 없애면 된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또 설훈 새정치연합 의원은 지난 2014년 10월 당시 한국관광공사 상임감사를 맡고 있었던 자니윤 감사에게 "79세면 은퇴해 쉴 나이가 아니냐. 연세가 많으면 판단력이 떨어져 쉬게 하는 것이다"라고 발언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서정갑 국민행동본부 본부장은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논평을 할 만한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일갈했다. 서 본부장은 "과거 열린우리당, 새천년민주당 등에서 매번 선거철만 되면 나오는 아주 나쁜 버릇이 있다"며 "자신과 의견이 다르면 위, 아래 할 것 없이 공격하고 노인을 폄하하는 병적 사고가 뼈 속 깊숙히 박혀있다. 이것을 고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는 "자기 나이가 60이 넘었는데 누구에 대해 노인폄하 발언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운을 뗐다. 주 대표는 "문 대표 자신은 전혀 나이가 먹지 않고 자기 외에 사람들만 나이가 먹어가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며 "나라가 고령화되어가는데 이는 주제파악을 못한 것이며, 시대착오적인 발언"이라고 짚었다.

장수연 기자 (telli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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