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썩이는 야권 내분, 덕분에 테러방지법 통과?
문병호 탈당으로 정보위 1석 공석
여당 사보임할 경우 7대 5로 정보위 법안 강행처리 가능
안철수 전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 탈당의 여파가 국회 상임위원회 법안처리에도 영향을 미치는 모양새다. 12월 국회의 쟁점법안으로 대두된 '테러방지법안'이 국회 정보위원회의 구성 변경으로 상임위 통과가능성을 보이기 때문이다.
기존의 정보위는 의석 비율에 따라 여야 몫의 의석수가 배분되는데 현재 위원장을 포함해 6대 6으로 팽팽하게 맞서고 있었다. 그러나 정보위는 교섭단체 소속 위원만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안 의원의 측근인 문병호 의원이 지난 17일 탈당하면서 1자리가 공석이 된 상태다.
이 공석을 여당이 채우게 되면 구성비가 7대 5로 여당이 의결정족수를 채우게 되고, 여당은 물리적으로는 정보위 단독개최에 이은 법안 단독 의결도 가능하게 된다.
새정치연합은 당초 문 의원의 사보임으로 생긴 공석에 박범계 의원을 참여시키겠다는 방침이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새정치연합 의원들의 잇따른 탈당으로 여당 의석 비율이 더 높아졌기 때문에 문 의원의 공석을 여당 의원이 참여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보위 여당 간사인 이철우 새누리당 의원은 "의논할 필요도 없이 정해진 규칙"이라며 문 의원의 공석을 여당 의원이 참여해야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의사국에 따르면 양당은 각각 박범계 새정치연합 의원과 이주영 새누리당 의원을 넣는 공문을 접수했다. 의사국은 다만 아직 정의화 국회의장의 결재가 나지 않았으며 국회법 제48조 제1항에 따라 상임위원은 교섭단체 소속 의원수 비율대로 하게 돼있지만 의무사항은 아니고 여야 협의로 얼마든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비록 최종 결재권자인 국회의장이 아직 여야 의원 어느 한 쪽의 사보임도 결재하지 않은 상태라지만, 이주영 의원의 사보임이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여야협의'로 비율대로가 아닌 사보임이 가능하지만 여당이 협상을 통해 야당의 사보임을 받아줄리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철우 의원은 이주영 의원이 사보임된다면 '테러방지법'의 여당 강행 통과 가능성에 대해 "가능하지만 우리 상임위원회를 통과한다고 해도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걸릴 것"이라며 "여야 합의를 통한 통과를 기대한다"고 말해 강행 통과 가능성을 완전히 지우지는 않았다.
한편 이날 야당은 여당이 내놓은 테러방지법의 대안으로 쟁점사항인 '정보감독지원관실'의 소속을 국민안전처로 하는 안을 내놓을 예정이지만 이 역시 여당과의 입장차이가 커 합의에 난항이 예상된다. 이 의원은 "정보감독지원관실을 국민안전처 소속으로 하는 것은 테러를 '방지'하자는게 아니라 '방조'하자는 것"이라며 '불가'원칙을 고수했다.
올해를 넘기면 다가오는 총선에 시선 팔린 정치권이 쟁점법안을 자동폐기할 것은 자명하다. 여당이 야당이 내분을 틈타 '테러방지법'을 강행처리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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