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의 홍수, 토네이도 몸살…슈퍼 엘니뇨 영향
전문가들 “엘니뇨와 동부연안의 고기압 현상이 원인”
아메리카 대륙이 기상이변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지난 23일(현지시간)부터 27일까지 시속 320㎞에 달하는 토네이도·폭우가 미국 남동부 지역을 강타하면서 닷새 동안 최소 43명이 숨졌다고 CNN 등 외신이 보도했다. 미국의 토네이도는 일반적으로 7월을 전후로 발생한다.
이어진 악천후는 주택과 자동차를 훼손하고 전봇대와 나무가 무너지는 피해를 끼쳤으며 항공편 결항 등의 교통마비도 발생시켰다. 텍사스 북부에서는 최대 11개의 토네이도가 발생해 주택이 붕괴하고 달리던 차량이 날아가는 사고가 잇따랐다.
뉴멕시코 주 몇몇 지역에서는 16인치(약 41cm)가 넘는 눈이 내리면서 교통사고가 빈발했으며 이에 뉴멕시코 주, 오클라호마 주 등에서는 주지사령의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남미도 폭우로 인해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지난 27일 AFP통신은 브라질에서 산사태로 사망한 4명을 비롯해 아르헨티나, 파라과이에서 각각 2명, 4명이 숨지면서 남미 지역의 홍수 피해 사망자가 최소 10명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현재 남미국가 곳곳에서는 16만 명의 시민들이 홍수를 피해 긴급 대피한 상태로 훌리안 배이즈 파라과이 기상청장은 "파라과이 강이 8m 가량 불어났다"며 "이번 홍수는 1983년 파라과이 강수량 최고 기록인 9m를 뛰어넘거나 비슷한 수치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기상학자들은 이번 이상기후의 원인으로 엘니뇨와 동부연안의 고기압 현상을 꼽고 있다. 북극해의 수온이 충분히 차가워지지 못하고 열대의 해수 온도가 상승해 수증기가 생기면서 집중호우와 대형 토네이도를 일으켰다는 것이다.
지난 15일 필리핀 역시 겨울철의 이례적인 태풍 ‘멜로르’가 상륙하면서 주민 75만 명이 대피하고 수조원의 재산 피해를 입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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