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살 딸과 엄마, 6톤 쓰레기더미에서 1년 동안...
엄마 “이혼 후 무기력증과 우울증에 빠져 딸에게 소홀했다.”
엄마와 11살 딸이 6톤 가량의 쓰레기더미 속에서 1년 가까이 생활해 온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11일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심곡2동 주민자치센터는 차상위계층 가구를 대상으로 생활실태조사를 하던 중 이들 모녀가 사는 집을 발견, 트럭 6대 분량의 쓰레기를 치웠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복지사가 집을 처음 방문했을 당시 집안은 페트병, 종이 박스, 비닐 등 온갖 생활 쓰레기로 가득 차 있었으며, 도시가스 공급마저 끊겨 차가운 냉방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발견 당시 주부는 본인이 스스로 쓰레기를 치우겠다고했으나, 이행되지 않아 주민자치위원들이 직접 나서 쓰레기를 모두 처리했다. 집에서 치운 쓰레기는 봉고 트럭 6대 분인 약 6톤에 달했다.
최초로 현장을 발견했던 사회복지사는 “청소를 안 한지 1년은 된 것 같았다”며 “창문이 가려져 있고 악취가 나지 않아 이웃들은 이들 모녀의 생활을 잘 몰랐던 같다”고 전했다.
이 주부는 수년 전 남편과 이혼한 뒤 공공근로를 하며 근근이 생계를 이어왔고, 딸은 학교 수업이 끝나면 지역 아동센터에서 저녁을 해결한 것으로 드러났다. 모녀는 저녁때 도서관·서점 등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밤늦게 귀가해 잠만 잤던 것으로 전해졌다.
행정당국은 딸을 아동보호전문기관에 맡기고 주부는 전문기관에서 심리치료를 받도록 했다. 또 원미경찰서는 주부에 대해 딸을 오랜 기간 방임하는 등 아동학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으며 주부는 “이혼 후 무기력증과 우울증에 빠져 딸에게 소홀했다. 앞으로 잘 키우겠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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