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튀어야 산다’...결혼에서 한방까지 '사활'
가격 자율화 등 본격적인 규제 완화 시행 앞두고 '이색' 보험상품 앞다퉈 출시
결혼에서 외모, 한방 보장까지..."고객 한 명이라도 더 확보해 장기고객으로"
2016년 보험상품이 달라지고 있다. 파혼 시 배상해주는 보험에서부터 외모 관리, 한방 진료비에 이르기까지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무장한 상품들이 쏟아지고 있다.
보험사 이젠 '붕어빵 상품' 안찍는다…자율화 바람에 '차별 경쟁'
지난해 금융당국이 발표한 ‘보험산업 경쟁력 로드맵’의 일환으로 올해부터 보험사들이 자율적으로 보험료를 책정할 수 있게 되는 등 본격적인 보험 규제 완화가 시행됐다. 가격이나 상품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게 된 만큼 보험업계 역시 무한경쟁의 장에 내던져진 것이다. 그동안 보험사들은 미세한 가격 차이만 있을 뿐, 유사한 상품들을 쏟아내 ‘붕어빵 찍어내기’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보험업계는 이러한 업계 관행을 타파하기 위해 독점적 판매권한인 ‘배타적 사용권’을 도입했지만 실효성 논란도 여전하다. 이러한 가운데 ‘가격’이 아닌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보험상품이 잇따라 출시돼 눈길을 끈다.
우선 가장 최근 출시된 롯데손해보험의 롯데웨딩보험에서는 결혼식 파혼 시 일정금액을 보상한다. 그동안 결혼식 직전 파혼했을 경우 예약된 결혼식장이나 웨딩드레스 비용을 환불받기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보험을 통해 보상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보험은 지난해 유행했던 메르스 같은 전염병이나 결혼식장에 화재 등이 발생해 결혼식이 취소됐을 경우 최대 500만원을 지급한다. 또 예물반지를 도난당했거나, 웨딩사진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을 경우 재촬영 비용으로 최대 200만원을 보상하고, 항공기 이상 등으로 신혼여행을 떠나지 못하더라도 최대 100만원을 지급한다.
최근 부쩍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외모와 관련한 보험상품도 출시됐다. 메리츠화재가 출시한 ‘이목구비 보장보험 1601’은 손해보험업계 최초로 질병 종류에 관계없이 라식수술 등 안과나 이비인후과 수술을 보장하는 ‘병원단위수술비특약’이 신설됐다. 아울러 치과치료에 대한 보장을 강화해 임플란트·브릿지의 치료횟수 한도를 없애고 최대 120만원까지, 틀니는 연간 1회 한도로 보장받을 수 있다. 또 얼굴에 심한 흉터를 입어 장해분류표상 추상장해로 분류될 경우, 장해지급률의 2배를 보상받게 된다.
그동안 ‘양의학’에만 한정돼 있던 보장성 보험이 ‘한방’에도 적용돼 이제는 한의원에서 침을 맞거나 약을 처방받아도 가격 부담 없이 진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 현대라이프생명이 출시한 ‘현대라이프 양·한방건강보험’은 암, 뇌출혈, 급성심근경색 등 중대질환 발생 시, 진단금과 병의원 치료비는 물론, 한방 약침이나 물리치료 등 한의원 치료비도 5회까지 회당 10만원씩 보장받을 수 있다. 첩약은 3회까지 회당 100만원 씩 보장이 가능하다. 그동안 한방진료에 대한 통계가 없어 난항을 겪었던 현대라이프는 한의사협회와 1년여 동안 공동작업을 거치는 등 상품 개발에 노력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이 같은 업계 분위기에 대해 한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업계의 가격 규제가 풀리면서 더 이상 저렴한 가격만으로 승부를 보기란 사실상 어려워졌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조금이라도 눈에 띄는 참신한 상품을 출시함으로써 단 한 명의 고객이라도 확보해 결국 자사 장기고객으로 확보하는 것이 보험사들의 가장 주된 목표일 것”라고 말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