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디 성추행' 박희태 전 국회의장, 항소심서도 집유

재판부 "모범 보여야할 전직 국회의장으로서 비난 받아 마땅...강제추행죄 성립'

'캐디 성추행' 혐의로 기소된 박희태 전 국회의장이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자료사진)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골프 라운딩 중 여성 캐디(골프진행요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박희태(77) 전 국회의장이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춘천지법 제1형사부(최성길 부장판사)는 20일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박 전 의장이 "'형량이 지나치게 무겁다"며 1심에 대해 낸 항소를 기각하고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이는 항소심과 동일한 형량이다. 또한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강의 수강 역시 원심과 똑같이 명령했다.

재판부는 이날 "피고인의 범행이 순간적이었다고 하더라도 상대방의 의사에 반해 성적 자유를 침해한 행위인 만큼 강제추행죄가 성립된다"며 "무엇보다 모범을 보여야 할 전직 국회의장으로서 비난 가능성도 크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어 "비록 피고인이 피해자와 합의하고 반성하는 점, 고령인 점 등을 참작하더라도 1심 형량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라며 "피고인에 대한 원심 형량은 적법하다"고 판결했다.

앞서 박 전 의장은 지난 2014년 9월 11일 강원도 원주시에 위치한 한 골프장에서 골프 라운딩을 하던 중 경기진행을 담당하던 여성 캐디(24)의 신체 일부를 여러 차례 접촉하는 등 강제 성추행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바 있다.

이에 1심 재판부가 박 전 의장에 대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하자, 박 전 의장은 형량이 무겁다며 항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