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선 욕 먹고 봉하 가선 박수 받고, 김종인의 하루
<현장>'사람의 힘 김종인의 힘' 피켓 들고 환영 일색
권 여사, 김종인에 "부산 경남 지역에 각별히 관심 가져달라"
"김종인 멋지다 멋져! 화이팅! 어쨌튼간 이번에는 꼭 이기야 됩니다잉"
김종인 선거대책위원장이 31일 경남 김해시 봉하 마을 입구에 내리자 관광객 및 당원들의 환영 인사가 쏟아졌다. 지난 12일 봉하 마을 방문 시 "아직도 '간' 덜 봤냐?'라는 피켓부터 마주한 안철수 국민의당 의원의 방문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김 위원장과 이종걸 더민주 원내대표 그리고 선대위, 비상대책위원들은 이날 오후 3시 30분쯤 봉하 마을을 방문했다. 김영춘 더민주 부산광역시당 위원장, 민홍철(경남 김해시갑), 김경수 경상남도당 위원장, 송찬식 총무본부장 외 경남도당 관계자 30여 명이 파란색 목도리를 매고 이들을 반겼다. 김경수 봉하 마을 노인회장은 김 위원장을 직접 안내하며 마을과 부엉이 바위, 너럭 바위에 대해 차례로 설명했다.
김 위원장을 포함한 더민주 위원들은 도열 후 노무현 대통령 묘역으로 즉시 입장했다. 하얀색 장갑을 낀 김 위원장은 건네받은 국화꽃을 들고 헌화대로 이동했다. 그가 3번에 걸쳐 분향하는 동안 손혜원 더민주 홍보위원장은 흐르는 눈물을 휴지로, 검은색 스카프로 훔쳐냈다. 손 위원장은 헌화 후 돌아서며 기자들에게 "(노무현 전 대통령이) 돌아가시기 두 달 전에 이곳에 왔었다. 그때는 브랜드를 만들어달라고 연락이 와서 같이 밥도 먹고 그랬다"라며 "그 이후에 사고가 나서..."라며 끝내 말을 잇지 못 했다.
더민주 위원들이 헌화 후 내려오자 불과 3시간 전 5.18민주묘지와는 대조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부산, 울산, 김해에서 온 시민들과 당원들 20여 명이 '김종인의 힘 당신의 능력을 믿습니다!''깨어있는 김종인과 더불어민주당의 조직된 힘은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입니다''사람의 힘 김종인의 힘'이라고 적은 피켓을 들고 환영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입가에 미소를 머금은 김 위원장은 '더불어 잘 사는 사람 사는 세상 2016.1.31 더불어민주당 김종인'이라고 방명록을 작성했다. 김 위원장이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인 권양숙 여사를 예방하기 위해 떠난 뒤에도 더불어민주당을 응원하는 목소리는 줄어들지 않았다.
김해에서 왔다는 한 40대 여성은 '문재인 대표 사퇴와 더불어민주당의 행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문 대표의 사퇴는 아쉽지만 잘할 거라고 믿는다. 당에 대한 기대는 (이전과) 큰 차이 없다"라며 "지역 사회에서 (더민주 의원들이) 더 열심히 하고 있어서 인지도는 좋아지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울산에서 왔다는 50대 부부는 "문 대표가 김 위원장을 당에 들인 것은 잘한 것 같다. 안철수 의원과 탈당파들이 나가면서 물갈이가 싹 된 것 같다"라며 "김 위원장이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을 할 때도 잘했기 때문에 그때처럼 잘할 거라 생각한다"고 기대를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이날 김 위원장, 이종걸 더민주 원내대표와 선대위, 비대위원들은 권양숙 여사를 30분간 예방했다. 대체로 편안한 분위기였지만 부산, 경남 지역에 대한 우려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날 권 여사는 "수권 정당으로 거듭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라고 말하는 김 위원장에게 "당을 살리는데 최선을 다해달라. 특히 부산, 경남 지역에 각별히 관심을 가져달라"고 부탁하며 경남 김해시 갑 소속 민홍철 의원을 가리키며 "경남 지역에 여러 사람들이 출마했는데 이곳은 참 어려운 지역이다. 신경 써 달라"며 당부하기도 했다.
권 여사는 이어 "출마한 후보들에 대한 평은 대체로 좋지만 (반응들을) 그대로 다 믿을 수는 없다. 유권자들이 당을 안 본다고 해도 (당을) 안 찍을 때는 결국 당을 핑계 이유로 들게 돼있다"라며 "최선을 다해서 한번 해봅시다. 이번 총선에서 될 것 같아요. 뭔가가 보이는 것 같아요. 열심히 해주십시오"라고 김 위원장에게 총선 승리를 위해 노력해 줄 것을 다시 한번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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