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우'이기 바랐던 '잡탕밥' 국민의당 '딴마음 딴소리'
박지원·신기남·최재천 등 영입 두고 '중구난방'
김한길, 박선숙 사무총장 인선 후 '10일 넘게 안보여'
국민의당이 15일까지였던 원내교섭단체 구성일을 기점으로 당 인사를 둘러싼 잡음에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중도'의 기치 아래 그동안 문호를 넓혀오던 국민의당이 자랑하던 '넓은 스펙트럼'이 '양날의 칼'로 돌아온 것이라는 평가다.
국민의당은 다른 계파와 출신의 인사가 뒤엉켜 창당 초기부터 '잡탕밥'이라는 빈축을 샀다. 따라서 당내 계파 다툼은 '예견'된 갈등임에도 불구하고 원내교섭단체 구성일 전후로 잡음의 소거에 완전히 실패하고 있다. 당의 요직인 대표, 원내대표, 정책위의장, 최고위원들이 전부 인사영입에 대해 다른 시각을 드러내고 언급하며 '정제되지 않은' 발언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교섭단체 구성 당일인 15일 주승용 원내대표의 '박지원 상고심 파기환송시 영입도 가능' 발언이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가진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박지원 의원이 오는 18일 상고심이 확정판결되는데 그 결과에 따라 다시 논의하냐'는 물음에 "그렇다. 많은 논란의 소지가 있지만 그 문제도 상당히 중요한 변수가 될 거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오는 18일로 다가온 박 의원의 상고심이 파기환송될 경우 '비리 연루'가 정리되니 합류를 다시 논의해봐야 한다는 논리다. 지난달 27일 합류한 박주선 최고위원도 과거 라디오 인터뷰에서 "박지원 의원은 당연히 합류해야한다"며 합류를 주장한 바 있다.
사실 박 의원의 국민의당 합류는 당 창준위 단계에서부터 끊임없이 거론되던 시나리오다. 의석이 귀한 국민의당으로서는 전남지역의 맹주중 한 명이자 DJ계승 이미지가 뚜렷한 '박지원 카드'에 군침을 흘릴 수밖에 없다.
또한 박 의원이 합류하면 전남 지역 다른 현역의원들의 합류를 이끌 마중물 역할로도 손색이 없다. 하지만 안철수 상임 공동대표를 위시한 과거 새정추 인물들은 박 의원의 '저축은행 비리' 연루를 이유로 합류에 난색을 표해왔다.
신기남 영입 두고도 같은 날 정반대 입장보인 지도부
박선숙 사무총장 인선 놓고 김 빠진 김한길 '내분설'
14일 아들의 로스쿨 관련 '갑질' 사건으로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신기남 의원의 합류와 관련해서도 국민의당은 조율되지 않은 목소리를 쏟아냈다. 신 의원 탈당 다음날인 장병완 정책위의장이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저희 당으로 왔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사견임을 전제하더라도 최원식 국민의당 수석대변인은 같은 날 다른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공식 접촉이나 입당 문제는 전혀 거론된 바 없다. 당내에서 우려가 있다"고 말한 것과는 정반대인 발언이다.
인재영입 뿐만 아니라 당내 인사를 두고도 불협화음이 감지된다. 바로 지난 5일 '깜짝단행'된 박선숙 사무총장의 임명이다. 사무총장이 통상 총선기획단장을 역임한다는 점을 봤을때 안 대표의 복심으로 불리는 박 전 의원의 선임 자체로도 의미가 있지만, 박 사무총장의 선임이 당 최고위와 당내 계파들 사이에서 충분히 논의되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내분설'이 고개를 들고 있다.
당장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은 김한길 의원은 박 사무총장의 선임을 두고 안 대표와 갈등을 겪은 후 박 사무총장의 선임을 하루 앞둔 4일 스트레스를 이유로 병원에 입원한 뒤 현재까지 당사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상임선대위원장이라는 직책을 주고도 정작 김 위원장의 구상과 다른 방향으로 가 답답한 심정일 것'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한 국민의당 관계자는 "한창 공들이던 최재천 무소속 의원의 영입이 박선숙 사무총장의 인선으로 물 건너갔다"며 "의원들 모임에도 나오지 않는 것으로 안다"고 귀뜸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최재천 무소속 의원을 사무총장으로 영입하는 방안을 구상, 최 의원과 의견교환 중 '최재천을 사무총장직으로 영입한다'는 소문이 퍼지며 최 의원과의 관계가 소원해진 것은 물론 박 사무총장 임명 이후에는 최 의원의 반응도 미지근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한길계로 불리는 최원식 국민의당 수석대변인도 최 의원 영입과 관련해서 "자꾸 이야기가 나오니 최 의원이 이제 내 전화도 잘 안받는다"며 "최 의원 영입만 된다면 이후 선대위 구성은 일사천리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희경 국민의당 대변인은 김 위원장이 당사에 나타나지 않는 것을 두고 '불협화음설'이 도는 것에 대해 "특별히 참석해야할 회의가 없고 선대위 구성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어 "선대위 구성은 이번 주 안으로 뼈대가 마무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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