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상징 ‘무궁화에서 태극으로’ 기관별 상징도 통일
이번의 60억 투자로 조직개편때마다 들던 개발비 감축
대한민국 정부의 상징(GI·Government Identity)이 무궁화에서 태극문양으로 바뀐다. 정부 상징이 바뀌는 것은 사실상 67년 만이다.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는 15일 국무회의에서 새로운 정부상징디자인(안)을 보고하고, 행정자치부와 공동으로 3월 중 ‘정부기에 관한 공고’ 등 관련 규정을 개정할 방침이다. 이 상징은 내부 절차 등 여러 가지 여건을 갖춰 5월부터 정부기관에 적용될 예정이다.
제각각이었던 정부 부처·기관별 상징(MI·Ministry Identity)은 정부 상징을 기본으로 태극문양 옆이나 아래에 부처 이름을 넣는 것으로 통일성을 갖게 된다.
정부는 광복 70주년을 계기로 대한민국 정부의 정체성과 지향점을 담은 새로운 정부 상징 개발에 지난 2015년 3월부터 착수해 1년 만에 발표했다.
새로운 상징은 태극기의 청·홍·백 삼색을 조합하면서 여백의 미를 살린 역동적인 태극 문양이다. 진취적인 대한민국 정부를 표현했으며, 글꼴은 훈민정음 창제 당시의 글꼴을 현대적 감각에 맞춰 재창조했다.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정부상징체계 개발 추진단’이 중심이 되어, 전문 연구기관의 연구와 국민 인식조사, 국민 아이디어 제안 및 전시회 개최, 전문사업단 공모 등을 거쳐 기본디자인(안)을 도출한 후에, 전문가 자문 및 각 부처 국장급으로 구성된 정부협의체의 의견 수렴 등을 거쳐 완성했다.
문체부 측은 “이른바 ‘대한민국다움’을 극대화하고, 열린 조형성을 통해 국민과 세계와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진취적인 대한민국 정부를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기존의 정부 상징인 무궁화는 정확한 기록은 없지만 1949년부터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정부부처 상징 교체작업에는 최소 60억 원 정도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정부는 1990년대 후반부터 부처별로 서로 다른 상징을 사용했다. 2008년 이명박 정부, 2013년 박근혜 정부가 들어설 당시 인수위원회에서 중앙 부처를 쪼개거나 합쳐 조직을 개편하면서 각 부처는 새 상징을 만들어야만 했다.
문체부에 따르면 기관당 개발비가 적게는 3000만 원, 많게는 1억2000만 원까지 들어간 것으로 조사됐지만, 국민은 중앙 부처 22개의 로고 가운데 평균 0.52개만 인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알아보지도 못하는 상징을 만드는 데 주기적으로 예산을 낭비하던 셈이다.
김종덕 문체부 장관은 “새롭게 탄생한 대한민국 정부 상징이 전 부처에 통합 적용되면 국민과의 소통이 더욱 원활해지고 정부조직이 개편될 때마다 상징을 바꾸는 데 필요했던 행정과 예산의 낭비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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