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을 놓고 마지막으로 자웅을 겨루게 될 두 팀은 모두 강력한 화력과 두꺼운 선수층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농구를 펼친다는 공통점이 있다.
승부는 곧 안드레 에밋(KCC)과 애런 헤인즈(오리온)라는 득점 대결로도 요약된다. 양 팀 모두 올 시즌 챔프전까지 오를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은 바로 뛰어난 득점력과 클러치능력으로 승부처에서 존재감을 발휘한 두 에이스 덕분이다.
에밋은 올 시즌 KBL 무대에 처음으로 진출했음에도 벌써 역대급 외국인 선수의 반열에 오를 만큼 그 존재감이 남다르다.
장단신 제도를 다시 도입한 올해 프로농구에서 1라운드에 지명된 유일한 단신 선수이기도 한 에밋은 KCC를 1999-00시즌 이후 16년 만에 정규리그 정상으로 이끌며 자신의 진가를 증명했다. 외국인 선수 MVP도 정규리그 25.7점으로 득점 2위에 오른 에밋의 몫이었다.
에밋은 플레이오프 들어 위력이 더욱 매서워졌다. KGC와의 4강 플레이오프(PO) 4경기에선 정규시즌을 훨씬 능가하는 평균 33.75점을 쏟아 부으며 코트를 맹폭했다. 폭발적인 개인능력에다가 내외곽이 모두 가능하고, 심지어 동료들을 활용하는 영리함까지 갖췄으니 상대로서는 막아낼 재간이 없다.
현역 시절부터 KCC의 우승신화를 모두 함께하며 조니 맥도웰, 찰스 민렌드 등 당대 최고의 외국인 선수들을 모두 경험했던 추승균 감독조차 “에밋은 내가 만나본 최고의 외국인 선수”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을 정도다.
에밋이 떠오르는 별이라면 오리온에는 터줏대감 헤인즈가 있다.
헤인즈는 KBL에서만 올해로 8시즌 째를 소화하며 프로농구 역대 외국인선수 최다득점(7355점) 기록을 수립한 살아있는 전설이다. 에밋이 이미 KBL 진출 전부터 완성형 선수였던 것과 비교해 헤인즈는 KBL 진출 이후 기량이 향상되며 농구인생의 정점을 맞이한 케이스라는 것도 대조적이다.
헤인즈는 올 시즌 잦은 부상으로 인해 고전하기도 했지만 25.2점으로 득점 3위에 오르며 오리온을 정규시즌 3위로 이끌었다. 헤인즈가 건재하던 시즌 초반 개막 최고승률을 질주하던 오리온이 헤인즈의 부상공백과 함께 휘청거린 것은 그가 차지하는 비중을 보여준 장면이기도 하다.
헤인즈는 부상으로 돌아온 이후 적응기를 거치며 플레이오프에서 다시 맹활약을 펼쳐 오리온이 창단 13년 만에 챔프전까지 진출하는데 일등공신이 됐다. 헤인즈는 6강과 4강 PO 6경기에서 평균 20.17점, 9.3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오리온의 PO 전승행진을 이끌었다.
득점력이 다소 떨어진 것 같지만 파트너 조 잭슨과 출전시간을 나누며 쌓아올린 기록이고, 둘의 조화로 인한 팀 밸런스가 정규리그보다 더 좋아졌다는 것을 감안했을 때 오히려 기대 이상의 성과라 봐도 무방하다.
에밋이 KBL 챔프전에 첫 도전이라면, 이미 헤인즈는 모비스 시절인 2009-10시즌 우승을 맛봤다. 당시만 해도 헤인즈는 브라이언 던스턴을 받치는 백업 선수 역할이었다. SK 시절부터 팀의 1인자로 자리매김했지만 정상문턱에서 번번이 좌절된 헤인즈로서는 이번에는 우승도전에 대한 의욕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두 선수 모두 쟁쟁한 팀 동료들이 뒤를 받치고 있다는 것도 든든하다. KCC는 최장신센터 하승진을 중심으로 허버트 힐, 김효범, 김태술, 전태풍, 신명호 등 공수에서 에밋의 위력을 극대화해줄 지원군들이 내외곽 포진하고 있다. 오리온 역시 이승현, 문태종, 장재석, 최진수, 김동욱 등 장신포워드 군단과 플레이오프 들어 기량이 물이 오른 외국인 선수 조 잭슨도 있다.
우열을 가리기 힘든 화끈한 화력 대결에서 승부처는 결국 두 해결사의 존재감이 좌우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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