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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라서울패션위크, 출발부터 '삐걱'


입력 2016.03.23 15:55 수정 2016.03.23 16:28        김영진 기자

DDP와 문래동 지리적으로 멀어...참여브랜드 저조로 '성동패션지원센터' 급조

정구호 서울패션위크 총감독. ⓒ서울디자인재단
올해부터 패션쇼와 트레이드쇼를 분리 운영하는 '2016 FW 헤라서울패션위크'가 출발부터 삐걱되고 있다. 패션쇼가 열리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와 트레이드쇼가 열리는 서울 문래동이 지리적으로 크게 떨어져 있어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이 가장 크다. 그로 인해 패션쇼와 트레이드쇼를 오고가야 하는 해외 바이어들의 피로감 및 패션쇼에 참여하는 디자이너들은 더욱 해외 바이어들을 만나기 힘들어지게 된 것이다. 또한 트레이드쇼에 참여하는 업체 및 디자이너들을 급조하면서 '숫자 채우기'에 급급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디자인재단은 2016 FW 헤라서울패션위크부터 패션쇼와 트레이드쇼를 분리 운영한다고 밝혔다. 패션쇼는 B2C에 가까운 홍보 마케팅 이벤트이며 트레이드쇼는 B2B형태의 실질적인 비즈니스가 이뤄지는 수주 상담회를 말한다.

트레이드쇼는 지난해 서울패션위크 총감독으로 선임된 정구호 총감독이 가장 중점을 둔 사업 중의 하나이다. 서울패션위크 트레이드쇼의 공식 명칭은 '제너레이션넥스트 서울'이다.

당초 정 총감독은 바이어 유치 실패와 디자이너들의 호응을 얻지 못하던 수주전시회인 '서울패션페어'와 신진 디자이너 지원 프로그램인 패션쇼 '제너레이션넥스트'를 폐지하고 트레이드쇼인 제너레이션넥스트 서울을 신설한 것이다.

후보지로는 성수동 대림창고와 한강로3가 옛 철도병원자리 등이 거론됐지만 문래동 대선제분 공장으로 최종 결정됐다. 하지만 패션쇼가 열리는 DDP와 문래동이 지리적으로 떨어져 있을 뿐 아니라 교통이 혼잡할 때는 편도에 1시간 이상 걸려 연계성 및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서울패션위크 측은 바이어들 및 관계자들의 편의를 위해 DDP와 문래동을 오고가는 셔틀버스를 30분 간격으로 배치했다. 하지만 DDP앞의 버스 정차는 불법주차라 셔틀버스 정류소가 명확히 없는 상태다.

서울패션위크 관계자 역시 "DDP앞에는 버스를 정차할 수 없고 주변에서 신고가 많이 들어오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또 셔틀버스는 종로와 광화문, 마포, 영등포 등 상습 정체 지역을 지나는 코스라 편도에만 1시간가량 걸린다. 패션쇼와 트레이드쇼의 실질적인 고객이라고 할 수 있는 해외 바이어들의 피로감도 크다. 바이어들은 셔틀버스를 타고 DDP와 문래동을 왕복하는데 2시간 가량 소요되는 셈이다.

특히 트레이드쇼에 참여한 기업 및 디자이너들이 20여개에 그치면서 당초 정 총감독이 내세웠던 100개 부스중 상당 부분을 '성동패션지원센터'로 채워졌다.

성동패션지원센터는 서울시가 지원하고 한국패션협회가 위탁 운영하는 공간으로 성수동 일대 생산지원 집적센터를 조성해 디자인 개발에서 생산, 유통, 판로개척까지 지원하겠다는 취지로 만든 곳이다.

성동패션지원센터를 통해 트레이드쇼에 참여한 한 브랜드 관계자는 "성동지원센터에서 갑자기 트레이드쇼에 참여하라고 해서 어떤 건지도 잘 모르고 며칠 동안 이곳에 나와 있다"고 말했다.

패션쇼와 함께 트레이드쇼를 동시에 참여하는 브랜드도 푸쉬버튼, 문수권 등 손에 꼽을 정도이다. 이번 트레이드쇼에 참여하는 디자이너는 25개에 불과하다.

패션쇼에 참여하는 한 디자이너는 "패션쇼와 트레이드쇼를 모두 운영하기에는 비용적인 측면과 함께 직원들의 상주 및 여러 번거로운 점이 있어 트레이드쇼에 참여하지 않았다"며 "또한 브랜드 콘셉트 및 지리적으로 DDP와 떨어져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고 말했다.

정 총감독은 지난 9일 기자감담회에서 "패션쇼에 참여하는 디자이너들에게 트레이드쇼 참여도 독려했지만 의심의 눈초리로 보는 것에 아쉬움이 있었다"며 "하지만 주최 측이 강제로 참여 시킬 수 있는 부분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김영진 기자 (yj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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