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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정면 비판 정의화 발언, 국회의장이 선거에 개입?


입력 2016.03.30 05:23 수정 2016.03.30 05:28        문대현 기자

전문가 "선거 앞두고 특정 정당 행위 논평은 옳지 못해"

정의화 국회의장이 최근 공천 과정에서 잡음이 있었던 새누리당을 비판하며 퇴임 후 복당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그의 발언이 국회의장으로서 지녀야 할 선거중립에 위배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정의화 국회의장이 최근 공천 과정에서 잡음이 있었던 새누리당을 비판하며 퇴임 후 복당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그의 발언이 국회의장으로서 지녀야 할 선거중립에 위배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회의장이 향후 자신의 정치적 행보에 대해 말하는 것 자체가 총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정 의장은 최근 일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자신의 원소속 정당인 새누리당의 20대 총선 과정에 대해 "정당민주주의의 파괴"라고 비판하고 "이미 사당화된 새누리당으로 돌아갈 생각이 사라졌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정 의장은 "새누리당은 공천이라는 이름으로 법치국가의 기본 원칙을 완전히 뭉개버렸다"며 "이는 공천이 아니라 '악랄한 사천'이며, 비민주적인 정치 숙청에 다름없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또 "지금 집권여당이 새누리당이 보여주는 정체성이라면 나라가 밝지 않다. 나는 새로운 정치판을 만들고 싶다. 그렇게 하기 위해 괜찮은 사람들끼리 모여서 정치 결사체를 만들어볼 것"이라고도 했다. 대구 동구을에서 무소속 출마한 유승민 의원에 대해선 "당선돼서 돌아가겠다고 했는데 그건 옛날 방식 아니냐"며 "차라리 밖에서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정당을 만들겠다고 하는 게 좋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 의장의 발언은 사실상 신당 창당을 구성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됐고 정가는 술렁이기 시작했다. 특히 무소속인 국회의장의 신분으로 새누리당을 향해 희망이 없다고 지적한 것이 유권자의 표심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논란의 소지가 있는 것으로 비춰졌다.

최초 보도에 이어 다양한 해석이 잇따르자 정 의장은 복당을 안 하겠다고 하진 않았다면서 진화에 나섰다. 그는 29일 국회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복당을) 안 하겠다고 하진 않았는데 다들 전부 다 그렇게 잘라버렸더라"며 "'돌아가는 것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정치결사체도 한 번 생각을 해봐야 한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정 의장은 이번 새누리당 공천에 어떤 문제가 있었다고 보냐는 말에 "잘 알면서"라며 "우리 정치가 국민을 위한 올바른 정치가 될 수 있도록 자극을 줄 수 있는 어떤 조직을 이야기 하는 것이지 꼭 정당만 보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신당 창당을 염두에 두고 있냐는 질문에는 약간 뜸을 들이다 "꼭 그렇진 않다"고 답변했다. 이어 유 의원과 이재오 의원과 통화를 해봤느냐고 묻자 "만나본 적도 없고 아직 전화한 적도 없다"고 전했다.

"국회의장이 특정정당 향해 사천이라는 표현 자체가 옳지 않아" 전문가들 비판

정 의장이 처음보다는 약간 물러난 입장을 취했지만 논란을 일으켰다는 차원에서 정 의장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는 여전히 남아 있다. 정당 소속을 떠나 국회의 수장으로 있는 의장이 특정 정당을 향해 논평을 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한 정치 평론가는 29일 '데일리안'에 "국회의장이 특정 정당의 행위를 가지고 이렇다 저렇다 평가를 하는 것은 시살상 상대당의 편을 들어주는 꼴"이라며 "정당의 행위에 대한 평가는 국민에게 맡겨야지 국회의장이 해선 안 된다. 하는 순간 국회의장으로서 중립을 위반한 꼴"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그는 "정 의장이 (정치 결사체 등) 본인의 이후 행보에 대해 밝힌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선거가 끝난 후라면 상관 없지만 선거 직전에 그런 뜻을 밝힌 것도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주장이다.

다른 평론가 역시 "지금까지 국회의장은 정계 은퇴를 하기 직전에 밟는 수순"이라며 "이렇게 정치행위를 하는 것은 사실상 처음"이라고 비꼬았다. 그는 "국회의장을 지낸 사람은 이후 원로로서 훈수를 두거나 덕담하는 정도의 평을 했을 뿐"이라며 "의장이 정치행위를 하지 말라는 법은 않지만 국가 3부 요인의 한 명으로서 경솔한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김용철 부산대 교수는 "정 의장이 강도 높게 새누리당을 비판하기는 했다. 선거를 앞두고 민감한 시기라 발언이 조금 과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면서도 "선거에 영향을 주는 발언이라 함은 특정 진영을 대놓고 칭찬하거나 악의적으로 낙천을 시키는 정도여야 하는데 이번 정 의장의 발언을 그런 차원에서 바라보기는 어렵다"고 약간 다른 견해를 내놨다.

한편 정 의장의 발언에 대해 새누리당은 당내 통합 차원에서 더 크게 일을 키우지 않으려는 입장이다. 김무성 대표는 이날 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계파갈등으로 비춰질 수 있는 언행이 없도록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당의 한 관계자는 "이 상황에서 정 의장의 발언을 당에서 문제 삼으면 갈등만 더 커지게 된다"며 "당내 통합 차원에서라도 이 문제에 대해선 큰 잡음 없이 지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문대현 기자 (eggod6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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