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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라코리아, 정구호 부사장 학력 제대로 검증했나?


입력 2016.04.04 12:02 수정 2016.04.04 15:16        김영진 기자

[기자의 눈]'졸업'이나 '학위' 등 불명확...'허위공시' 문제생길 수도

지난 달 '2016 헤라 서울패션위크'의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있는 정구호 부사장. ⓒ서울디자인재단

지난달 30일 휠라코리아는 금융감독원에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제출했다. 그런데 임원 현황을 확인해 보니 정구호 휠라코리아 부사장의 이름이 없었다.

지난해 6월 휠라코리아 부사장으로 선임된 정 부사장이 분명 임원명단에 들어가 있어야 하는데 누락돼 있어 회사에 전화를 했다.

이 회사 홍보담당자는 "확인한 결과 공시 담당자가 제대로 확인하지 못해 정 부사장이 임원 명단에서 누락된 것"이라며 그 다음날 정정해 다시 공시했다.

사업보고서상에 올라온 정 부사장의 생년월일 및 학력사항을 확인해 보니 이전에 재직한 제일모직(현 삼성물산 패션부문)과 같은 1965년생에 'Parsons School of Design NY'라고만 기재돼 있었다.

휠라코리아 임원들의 경우 '졸업', '수료', 'MBA', '학사' 등을 명확히 기재해 놓은 반면 정 부사장은 학교명만 기재돼 있었다.

예를 들어 김진명 휠라코리아 대표이사 학력은 '뉴욕주립대학교 패션전문학교 패션마케팅 학사', 성낙용 상무는 'MBA, Wharton School, University of Pennsylvania', 윤명진 이사는 'University of California 토목환경공학 수료' 등 해외에서 학위를 받은 임원들도 수료와 졸업 등을 명확히 기재해 놓고 있었다. 하지만 정 부사장은 파슨스디자인스쿨로만 기재돼 있고 거기서 무엇을 전공했고 학위는 받았는지 등을 기재해놓지 않았다.

또 회사 측에 정 부사장의 학력은 왜 이렇게 기재했느냐고 물으니 "이전 회사에도 그렇게 기재돼 있어서 따라서 작성을 했고 같은 파슨스디자인스쿨 출신인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도 학교만 기재돼 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졸업증명서나 학위를 확인했냐고 물으니 확인은 했지만 보여줄 수 없다고 답했다.

패션업계에서는 그동안 정 부사장에 대한 학력의혹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그가 파슨스에서 무엇을 전공했고 어느 과정을 나왔고 졸업을 했는지, 학위를 받았는지 등 말이다. 데일리안에서도 그와 관련한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연락도 되지 않았고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구글 등을 통해 그의 과거 인터뷰 및 프로필을 검색해보면 출생년도도 틀리고 파슨스에서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을 전공했다는 것도 있으며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했다는 등 제각각이다.

거기서 학위를 받았는지, 학부과정인지, 평생교육원 과정인지, 여름프로그램인지 등은 전혀 언급이 없다. 단지 그는 '전공'이나 '졸업'을 했다고 인터뷰 등을 통해 밝힌 바 있다.

국내에서는 아무리 지방대 출신이라 해도 '졸업'이라는 말을 하려면 '문학사(Bachelor of Arts)', 이학사(Bachelor of Science) 등의 학위를 받은 경우이다. 서울대 사회교육원이나 평생교육원을 나왔는데, '서울대 졸업', '서울대 출신'이라는 표현은 안하지 않는가. 학위(degree) 과정이 아니기 때문이다.

해외 학력은 본인 아니면 알기 어려운 난점이 있다. 해외 학력 위조나 학력을 부풀리기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도 그런 배경이다.

정 부사장은 서울패션위크 총감독에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 연출 등 굵직굵직한 일을 맡고 있다. 패션계 뿐 아니라 공연, 디자인 쪽에서의 영향력 또한 크다. 휠라코리아 역시 임원의 학력이 중요한 기재사항은 아니겠지만 의심할 사정이 있음에도 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경우라면 허위공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정 부사장 본인 뿐 아니라 휠라코리아의 정 부사장 학력에 대한 명확한 확인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영진 기자 (yj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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