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행차량 78% 환기시설 없어, 2022년까지 신규 차량으로 교체 예정
끊임없이 ‘악취가 난다’는 불만을 제기 받은 서울·수도권 주민이 이용하는 지하철 1호선이, 10량 중 8량이 환기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3일 서울메트로와 코레일에 따르면 서울·수도권 지하철 1호선 운행차량 전체 1328량 중 78.2%인 1038량이 환기장치가 아예 없는 차량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뉴시스가 단독 보도했다.
더욱이 환기장치를 갖춘 290량에서는 190량만이 정상적으로 환기조절이 될 뿐, 나머지 100량은 수동식 ‘환기 팬’만 장착돼 있다고 한다.
지하철 1호선은 서울메트로와 코레일이 분담해 운영하고 있다. 서울메트로가 운영하는 1호선 160량 가운데 37.5%인 60량은 환기 장치가 아예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나머지 100량도 수동식 환기 팬으로, 승객들이 ‘냄새가 너무 심하다’는 항의를 할 때나 습도가 높은 날 기관사가 자의적으로 작동시키는 시스템이었다.
코레일이 분담해 운영하는 1168량도 마찬가지다. 전체의 83.7%인 978량에 환기 장치가 없었다. 자동 환기 시스템이 있는 열차는 190량에 불과했다.
이와 관련해 코레일은 1호선의 경우 서울역에서 청량리까지의 구간을 제외한 95% 구간이 지하가 아니라 지상이라 자연환기만으로 충분하다고 해명했고, 서울메트로는 지하철역 사이가 짧은 1호선의 특성상 출입문을 여닫는 것만으로도 냄새를 충분히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1호선의 환기 상태에 우려를 표시했다. 한 환경공학 전문가는 사람이 내뱉는 날숨이나 오염물질 등이 정화되지 못하고 차량 내에 표류해, 출퇴근 시간의 1호선 실내 공기는 이산화탄소 농도가 기준치의 4배가 넘는다고 알렸다.
이렇듯 환기시설이 없는 차량이 많은 이유는 열차들이 도입 시기를 밝히기도 곤란할 만큼 낡은 것들이 많기 때문이라는 것이 뉴시스 보도의 설명이다.
서울시는 도입한 지 21년이 지난 노후차량은 2022년까지 자동환기시스템이 적용된 신규 차량으로 교체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