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렀던 최홍만 ‘비매너’ 아오르꺼러에 건넨 예의

데일리안 스포츠 = 김평호 기자

입력 2016.04.16 23:28  수정 2016.04.18 09:36

‘로드FC 030’ 무제한급 4강전 1라운드 KO승

경기 후 아오르꺼러에 다가가 끌어안고 격려

로드FC 무제한급 토너먼트 준결승에서 아오르꺼러를 꺾고 결승에 오른 최홍만. ⓒ 로드FC

벼르고 벼렀던 상대와의 대결. 승부는 한방에 다소 허무하게 끝났지만 여운은 길었다.

‘테크노 골리앗’ 최홍만(36)이 아오르꺼러(21)에 통쾌한 승리를 거두며 비매너 행동을 제대로 응징했다.

최홍만은 16일(이하 한국시각) 중국 베이징 공인체육관에서 열린 ‘XIAOMI 로드FC 030’ 무제한급 4강전 경기에서 아오르꺼러에 1라운드 1분 36초 만에 TKO승을 거뒀다. 이로써 최홍만은 앞서 열린 또 다른 토너먼트 경기에서 명현만을 꺾은 마이티 모와 결승에서 우승을 놓고 다투게 됐다.

최홍만에게는 여러모로 의미 있는 승리였다. 무엇보다도 아오르꺼러는 최홍만이 반드시 이겨야했던 상대였다. 최홍만에게 아오르꺼러는 맞대결을 펼친 적은 없지만 악연이 깊은 상대다.

악연의 시작은 지난해 ‘XIAOMI 로드FC 030’ 무제한급 토너먼트 4강 대진이 확정된 이후부터 시작됐다.

토너먼트 대진이 확정되기 이전에 열린 대회 무제한급 토너먼트 준준결승에서 이미 승부를 포기한 김재훈(27·압구정짐)에게 무차별 파운딩으로 비매너 논란에 휘말린 아오르꺼러는 “한국의 키만 큰 마른 파이터를 때려주겠다”라며 최홍만을 자극했다.

또한 아오르꺼러는 지난달 열린 ‘XIAOMI 로드FC 030’ 기자회견에서 다리를 떠는 행동을 보이는 등 최홍만의 심기를 자극했다. 이에 최홍만은 “어린 친구가 아직 예의가 없는 것 같다”며 불편한 감정을 표출하기도 했다.

당시 최홍만과 아오르꺼러는 충돌 직전의 위기까지 갔지만 정문홍 대표와 심판들이 달려들어 제지했다. 물리적인 충돌이 없었지만 이로 인해 두 선수의 감격의 골은 깊어질 대로 깊어졌다.

이후 최홍만은 운동 선배로서 아오르꺼러가 버릇이 없고, 잘못을 했으면 진심으로 사과해야한다고 강조해오며 경기에서의 승리를 다짐했다.

긴 기다림 끝에 만난 아오르꺼러는 예상보다 강했다. 경기 시작과 함께 아오르꺼러는 최홍만을 강하게 몰아치며 경기의 흐름을 주도했다. 아오르꺼러의 강력한 펀치에 최홍만은 이렇다 할 반격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최홍만은 단 한방으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무차별 공격을 퍼붓던 아오르꺼러는 최홍만의 왼손 카운터 펀치를 맞고 그대로 케이지 위에 쓰러졌다. 이 틈을 놓치지 않은 최홍만은 곧바로 아오르꺼러에게 파운딩을 가했고, 심판은 그대로 경기 종료를 선언했다.

승리가 확정되자 최홍만은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최홍만은 기절해 있던 아오르꺼러에게 다가갔다. 이어 최홍만은 무릎을 꿇고 쓰러져있는 아오르꺼러의 상태를 걱정스럽게 살폈다.

이내 아오르꺼러가 정신을 차리자 최홍만은 그를 끌어안고 격려했다. 지난해 12월 열린 대회 준준결승에서 쓰러진 김재훈에게 무차별 파운딩을 가하던 아오르꺼러와는 정반대의 모습을 보인 최홍만이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최홍만은 아오르꺼러를 향해 “실력도 중요하지만, 예의가 첫 번째 우선이다”라며 예의를 재차 강조했다. 그리고 최홍만은 21살의 어린 파이터 아오르꺼러에게 이날 예의가 어떤 것인지 몸소 시범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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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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