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윤은 17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kt 위즈와의 원정경기서 6-6으로 팽팽히 맞서던 연장 11회초 만루 홈런으로 팀의 6연승을 이끌었다.
심상치 않은 타점 페이스다. 물론 아직 시즌 초반이기 때문에 좀 더 두고 볼 필요가 있지만, 다른 선수도 아닌 껍질을 벗고 나올 것으로 기대를 모은 정의윤이기에 눈길이 가지 않을 수 없다.
올 시즌 정의윤은 일찌감치 SK의 4번 타자로 낙점 받았다. 힘을 갖춘 그의 잠재력을 인정한 김용희 감독이 결정한 조치였다.
지금까지의 결과는 대성공이다. 14경기에 나선 정의윤은 타율 0.273 4홈런 19타점을 기록 중이다. 특히 타점은 5경기 연속 이어지고 있다. 이대로라면 지난해 넥센 박병호가 기록했던 한 시즌 최다 타점(146개)을 넘어 사상 첫 150타점도 바라볼 수 있다.
정의윤은 타율이 2할대에 머물고 있지만, 특유의 한 방으로 알토란같은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최정-정의윤-박정권으로 이어지는 SK 중심타선의 득점권 타율이 저조하다는 지적에도 팀 성적이 좋은 이유에는 정의윤의 결정력이 큰 몫을 차지한다.
정의윤의 모습 가운데 가장 칭찬받을 대목은 바로 이타적인 플레이에 있다. 정의윤은 개인 기록보다는 팀 상황에 맞는 타격을 이어가고 있다. 만루홈런을 때린 kt전이 대표적이다.
당시 정의윤은 바뀐 투수 김사율의 초구를 공략했다. 뚝 떨어지는 포크볼을 예상한 듯 엉덩이를 뺀 뒤 가볍게 손목의 힘만으로 타구를 좌측으로 보냈다. 예상 밖으로 멀리 뻗어나간 공은 그대로 담장을 넘어갔다. 타격 자세로 미루어 볼 때 홈런보다는 희생플라이를 노린 것으로 분석된다.
정의윤의 페이스가 이대로 이어진다면, LG 입단 동기이자 이른바 ‘탈 LG 효과’의 산증인인 박병호의 전철을 그대로 밟을 수 있다. 박병호는 넥센으로 이적한 뒤 당시 사령탑이었던 김시진 전 감독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고, 이듬해 잠재력이 폭발하며 2년 연속 MVP이자 4년 연속 홈런왕이라는 위업을 달성한 뒤 메이저리그 미네소타에 입단했다.
지난 2006년 부산고를 졸업한 뒤 2차 1라운드로 LG에 입단한 정의윤은 거포 외야수로 각광받았으나 기대와 달리 성장이 더디기만 했다. 지난해 트레이드 전까지 1군 통산 성적은 733경기 타율 0.261 31홈런 233타점으로 뛰어난 타자와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SK 이적 후 정의윤은 한 차례 껍질을 벗고 나왔다. 특히 5강 다툼이 치열하게 진행되어 온 지난해 9월에만 총 26경기에 출장하여 90타수 38안타 타율 0.422에 23타점 9홈런을 기록하며 9월 월간 최다안타 1위, 홈런, 출루율 2위, 타율, 장타율, 득점 3위에 올라 월간 MVP에 오른 바 있다.
야구팬들 사이에서는 LG 유니폼을 벗고 새로운 팀에서 중용될 때 맹활약을 펼친다는, 일명 ‘탈LG 효과’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2009년 MVP였던 김상현과 국가대표 테이블 세터로 발돋움한 이용규, 그리고 박병호가 대표적이다. 이들 못지않은 잠재력이라 평가받았던 정의윤에게도 특급이라는 수식어가 내리쬘지 관심이 모아지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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