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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D 봄날은 갔다'...삼성·LG, OLED 전환 속도내나


입력 2016.05.06 08:00 수정 2016.05.06 17:03        이홍석 기자

중국 추격으로 LCD에서 경쟁력 확보 및 수익 창출 어려워

OLED 투자 확대 속 상호 경쟁 본격화될 전망

LG디스플레이 한 직원이 18인치 플렉시블 OLED 패널을 말아보이고 있다.ⓒLG디스플레이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공급과잉이 단기간 내 해소가 어려워 질 것으로 보이면서 삼성과 LG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의 전환을 가속화한다. 수익성이 낮아진 LCD부문 인력과 자원을 OLED에 투입해 집중도를 높여 투자 비용 대비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LCD에서 더 이상 수익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향후 OLED 투자 확대를 통해 OLED 사업 비중을 늘려나가겠다는 전략을 전면에 내세울 전망이다.

중국 업체들의 추격과 공급과잉으로 더 이상 수익성과 경쟁력 확보가 어려워지고 있는 LCD와 달리 OLED가 최근 중소형과 대형 모두에서 성장 조짐을 보이고 있는 점도 양사의 OLED 투자 행보 가속화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OLED 투자 확대 전략에서 가장 관심을 모으는 것은 삼성과 LG가 상대가 강한 분야에까지 전면적인 도전에 나설지 여부다. 현재 스마트폰용 중소형 OLED는 삼성디스플레이가, TV용 대형 OLED는 LG디스플레이가 독점하다시피 해왔다.

업계에서는 양사가 기존에 강점을 보유한 OLED 분야를 중심으로 투자가 이뤄지겠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상대의 영역에 도전해 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LG디스플레이가 애플이 내년 하반기 출시할 예정인 아이폰 7S의 OLED 채택에 대응하기 위해 중소형 OLED 투자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이는 것이 좋은 예라는 설명이다.

중소형 OLED 시장을 거의 독점하다시피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는 대형 OLED 패널 투자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연내에 충남 아산 탕정사업장에 대형 OLED 생산라인 구축을 위한 장비 발주가 나올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모회사이자 주 고객사인 삼성전자가 LCD 기반의 퀀텀닷 TV에 집중하면서 대형 OLED 패널 개발 수요가 적었지만 LCD 공급과잉으로 인한 패널 가격 하락과 고객 다변화를 위해서 투자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다만, 중소형과 달리 대형은 투자 규모가 차원이 다른 만큼 수율 등의 문제가 완전히 해소된 뒤 본격적인 투자에 들어갈 것으로 보여 시기는 유동적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장(사장)도 최근 “대형 OLED는 계속 연구개발(R&D) 중으로 2~3년 뒤 대형 OLED TV를 내놓는다는 약속은 못한다”면서도 "획기적인 원가절감 등의 문제가 해결된다면 OLED도 발전 가능성이 많다"고 밝혀 대형 OLED 투자 가능성을 열어뒀다.

전 세계 유일의 대형 OLED 패널 생산업체로 TV용 패널에 주력해 온 LG디스플레이는 삼성디스플레이의 텃밭인 중소형 OLED 시장 공략에 나선다. 지난해 7월 경북 구미사업장에 총 1조5000억원을 투입해 플렉시블 OLED 생산라인 구축에 나선 상태다.

이어 지난달 말에는 경상북도와 구미시 등과 함께 OLED 신규 생산라인 구축을 위해 구미사업장에 4500억 원을 추가 투자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또 지난해 말 경기도 파주사업장에 10조원 규모의 P10 공장을 건립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는데 여기에도 중소형 OLED 생산라인이 들어갈 예정이다.

LG디스플레이가 중소형 OLED 투자에 적극 뛰어들고 있는 것은 스마트폰 시장의 변화 조짐 때문이다. 그동안 프리미엄 폰 위주로 채택돼 온 OLED 패널이 중저가 보급형 모델까지 확대된 데다 화웨이와 샤오미 등 중국 업체들도 OLED 패널 탑재에 앞다퉈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대 고객사 중 하나인 애플도 내년 하반기 출시할 아이폰7S에 최초로 OLED 패널을 탑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마음이 더욱 급해진 상황이다.

주력 사업을 OLED로 전환하면 기존 LCD 설비와 인력을 어떻게 재배치할지도 관심사다. LCD 생산라인은 매각 가능성이 높지만 OLED 생산라인 구축에 시간이 걸리는 만큼 OLED 라인으로의 전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인력의 경우, 전환배치 가능성이 높지만 신규 전문 인력 수요도 감안하면 기존 인력 재배치 과정에서 구조조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업계에서는 양사의 OLED 전환 속도가 삼성전자의 OLED TV 사업 추진 결정 여부(삼성디스플레이), 애플 아이폰의 OLED 채택 비중(LG디스플레이) 등 여러 변수들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 설비 매각 여부 및 인력 재배치 규모 등도 순차적으로 정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충훈 유비산업리서치 대표는 “이제 LCD에서 중국보다 경쟁우위를 확보하기는 어려운 상황인 만큼 우리가 일본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OLED에서 경쟁력을 키우는 방법밖에 없다”며 “각 업체가 처한 상황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있겠지만 결국 OLED로의 주력 전환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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