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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만표 “정운호가 최유정 변호사에 20억 주라고 지시”


입력 2016.05.12 13:45 수정 2016.05.12 13:49        스팟뉴스팀

전 검사장 출신, 박수받으며 떠나 변호사 개업 후‘흔들’

‘정운호 게이트’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홍만표 변호사가 인터뷰를 통해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가 최유정 변호사에게 20억 원을 건넸다고 말했음을 밝혔다. (자료사진)ⓒ연합뉴스

‘정운호 게이트’로 검찰 수사 선상에 오른 검사장 출신 홍만표 변호사(57)가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51)를 구치소에서 면회하면서 정 대표로부터 “최유정 변호사에게 수임료로 두 장(20억 원)을 건네라고 내가 지시를 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뉴시스는 검찰이 홍 변호사의 자택 등을 압수 수색하기 전날인 9일 밤 홍 변호사와 가진 인터뷰에서 “정 대표가 최 변호사를 선임하기로 마음먹고 가족에게 돈 심부름을 시켰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12일 보도했다.

홍 변호사에 따르면 정 대표는 가족에게 ‘두 장을 갖다 줘라’고 했는데 가족이 그걸 2억 원으로 이해하고 돈을 챙겨 최 변호사를 찾아갔다가 면박을 당했다고 한다. 그는 “가족이 다시 정 대표를 찾아갔더니 ‘아니, 2억이 아니라 20억 원이라고!’ 하면서 아주 노발대발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내용은 정 대표가 구치소에서 최 변호사를 폭행한 사건이 알려지면서 홍 변호사가 네이처리퍼블릭 고문 자격으로 정 대표를 면회하는 과정에서 듣게 됐다고 한다. 하지만 홍 변호사는 구체적인 날짜의 언급은 피했다.

홍만표 변호사는 2009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수사기획관으로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수사를 진행하였으며 피의사실 공표 혐의로 고발당해 유명해진 인물이지만, 그전부터 전직 대통령, 대기업 총수도 봐주지 않고 매섭게 비리를 파헤쳤던 검사장 출신으로 잘 알려졌다.

평검사 때 서울지검 특수 1, 2, 3부를 모두 거친 데 이어 대검 중수2과장과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장, 대검 수사기획관을 지내며,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이 연루된 한보그룹 비리, 노무현 전 대통령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한 박연차 게이트 등을 다뤘다.

이에 따라 역대 검찰총장과 법무부 장관의 신임도 각별했으며, ‘박수받으며 떠난 몇 안 되는 검사’라는 찬사도 받았다. 하지만 변호사 개업 후 무리한 변론, 과도한 수임으로 주변의 비판을 받기 시작했다.

이어 검찰을 떠난 후 5년 만에 법조 비리 의혹을 받아 압수수색을 당했다. 표면적으로는 수임료 축소 신고(탈세) 혐의를 받고 있지만, 국민의 관심은 ‘정운호 게이트’와 관련해 전관예우를 통해 검찰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에 쏠려있다.

한편 홍 변호사는 정 대표가 자필로 작성해 최 변호사에게 건넨 ‘8인 로비 리스트’에서 ‘빠지라’는 메모에 따라 자신이 항소심 변호인단에서 배제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네이처리퍼블릭 부사장인 박모 씨가 나에게 전화를 해 ‘변호사 활동을 그만하셔도 될 것 같다’고 전해왔다”며 “’빠져라’라는 뜻은 변호사 활동을 그만두라는 의미로 이해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와 생각해 보니 최 변호사가 정 대표를 만나 그렇게 하도록 설득한 것 같다”며 “최 변호사가 ‘내가 알아서 보석을 받도록 해줄 테니 나머지 변호사는 빼라’고 말한 게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또 홍 변호사와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브로커 이모 씨(56)와 관련해서는 인터뷰에서 “그냥 고등학교 후배다. 동문 관계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선을 그었으며, 이번 사건으로 이 씨가 오랜 기간 잠적하고 있어 후배가 극단적인 선택을 할까 봐 걱정하고 있다고 한다.

스팟뉴스팀 기자 (spotnew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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