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JP 이어 TK 여권인사 회동 '광폭 행보'
'충청 역할론' 강조해온 JP 만나 비공개 회동..."JP가 매우 흡족"
방한 중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8일 김종필 전 국무총리를 예방했다. 특히 ‘반기문 대망론’이 정치권 전반의 최대 이슈로 부상한 가운데, ‘충청 역할론’을 강조해 온 김 전 총리와 자리를 마련한 만큼 반 총장의 대권 행보에 대한 관심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김 전 총리 측에 따르면, 반 총장은 이날 오전 10시경 김 전 총리의 신당동 자택을 찾아 배석자 없이 30여 분간 대화를 나눴다. 이는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비공개 일정이었다.
두 사람은 동향인 데다 반 총장이 외교부에서 근무하던 당시 정치권 핵심 인사였던 김 전 총리와 관계를 다져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반 총장은 중요 사안이 있을 때마다 김 전 총리와 상의하고 조언을 구했다는 것이 정치권 관계자의 전언이다.
앞서 반 총장은 지난 25일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대선 출마에 대한 의지를 보인 바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충청권 맹주이자 20대 총선 이후 충청 역할론을 여러 차례 강조했던 김 전 총리를 만난 것이다. 두 사람의 회동을 기점으로 반 총리가 ‘충청 대망론’ 행보를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이번 면담에선 대권 논의를 했을 가능성 역시 다분하다.
김 전 총리는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반 총장과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 묻는 질문에 "내가 얘기할 게 있느냐"며 "비밀 얘기만 했다"고 말을 아꼈다. 반 총장의 대권 출마설 등에 대해서도 "내가 이야기할 것은 그것 뿐"이라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다만 여권 인사는 “김 전 총리가 반 총장과의 면담 이후 무척 흡족해했다”고 전했다.
한편 두 사람의 면담 가능성은 반 총장의 방한이 확정된 직후부터 회자됐다. 실제 올 연초 반 총장이 김 전 총리의 구순에 맞춰 서신을 보내 "훗날 찾아뵙고 인사를 올리겠다"고 밝혔고, 김 전 총리 역시 지난 13일 육군사관학교 총동창회의 '올해의 자랑스러운 육사인상'을 받는 자리에서 "계기가 되면 반 총장을 만나보고 싶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여야를 통틀어 충청권 내에선 그간 정국의 캐스팅보트 역할에 머물렀던 충청권이 이제부터 정치권의 중심으로 올라서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게 표출되고 있다. 따라서 일각에선 이번 면담에서 두 사람이 충청 대망론의 구체적인 이행 방식에 대한 대화를 나눴을 거란 분석도 제기된다. 반 총장이 대선에 출마할 경우에 구체적으로 어떤 세력과 결합할지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오갔을 거란 해석이다.
한편 반 총장은 오는 29일에는 경북 안동 하회마을을 방문해 새누리당 핵심 당직자들과 만날 예정이다. 일단 반 총장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하회마을에서 서애 류성룡 선생의 고택을 방문해 인근에 기념식수를 한 뒤, 김관용 경북도지사와 오준 주유엔대사, 권영세 안동시장, 새누리당 김광림 정책위의장 등과 오찬을 함께한다.
현재 가장 유력한 여권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반 총장이 방한 일정 중 대구·경북(TK) 출신의 여권 핵심 인사들을 만나는 만큼, 이 역시 ‘대권 행보’의 일환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