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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벌기라도’ 체코전 승리로 덮은 스페인전 충격


입력 2016.06.06 00:50 수정 2016.06.07 09:34        데일리안 스포츠 = 김태훈 기자

윤빛가람 활약 빛난 전반에 비해 후반 경기력 떨어져

잦은 교체 투입 등으로 시간 벌고 야유...그래도 필요했던 승리

스페인전 대패의 충격을 안은 한국은 2-0 리드까지 잡은 상황에서 체코전 승리가 꼭 필요했다. ⓒ 연합뉴스

스페인전 1-6 참패로 자신감을 상실했던 한국 축구대표팀이 유로2016 본선을 앞둔 체코(FIFA랭킹 30위)를 상대로 예상 밖의 맹공을 펼치고 승리까지 따냈다.

한국은 5일(한국시간) 체코 프라하 에덴 아레나서 열린 체코와 평가전에서 윤빛가람(옌볜 푸더), 석현준(FC포르투)의 연속골로 2-1 승리했다. 스페인전 1-6 패배로 슈틸리케호에 크게 실망했던 축구팬들도 박수를 보냈다.

슈틸리케 감독 부임 이후 한국 축구는 2015 아시안컵 준우승 등 흐뭇한 성과들이 많았다. 지난해 치른 A매치 20경기에서는 4골만 허용하며 ‘짠물 수비’라는 듣기 좋은 평가까지 받았다. 또 8경기 연속 무실점 승리로 경기마다 휘파람을 불었다.

하지만 모두 아시아 약체들을 상대로 한 성과라는 한계는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게다가 처음 만난 강호 스페인전에서 1-6 대패, 쌓아온 의미 있는 기록들이 모두 폄훼됐다.

슈틸리케 감독도 실망이 컸는지 스페인전을 마친 뒤 “이렇게 큰 차이가 있을 줄은 몰랐다”며 어두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화가 오른 축구팬들은 잦은 실수로 대량실점의 빌미가 된 GK 김진현을 몰아세우며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면 그렇지”라는 비아냥거림까지 들어야 했던 슈틸리케호는 죽지 않았다. 세계 최정상급의 전력을 보유한 스페인 보다는 떨어지는 체코지만 우리에게는 어려운 상대였다. 선수 구성은 전혀 다르지만, 2001년 히딩크호에 0-5 굴욕적인 패배를 안긴 악연도 있다.

더군다나 체코는 유로 2016 예선을 1위로 통과한 팀이었고, 이번 한국과의 평가전이 유로 2016 본선을 앞두고 홈에서 치르는 출정식 성격을 띠고 있었다. 그만큼 집중력이 높았던 게임이다.

그러나 한국 축구는 체코전 승리라는 깜짝 선물을 선사하며 스페인전 대패 여파를 상당 부분 걷어냈다. 그 중심에는 3년여 만에 태극마크를 달고 돌아온 윤빛가람이 있었다.

한국은 전반 26분 윤빛가람이 프리킥 선제골을 터뜨렸다. 박스 오른쪽 외곽에서 석현준이 얻은 프리킥의 키커로 나선 윤빛가람은 오른발로 감아 찼고, 공은 몸을 날린 체흐를 비웃기라도 하듯 골네트를 뒤흔들었다.

세계 최정상급 골키퍼로 분류됐던 전설적인 인물인 체흐도 놀랐다. 그리고 위축됐다. 전반 40분에는 원톱으로 나선 석현준은 속공 상황에서 윤빛가람이 로시츠키의 태클을 넘어 찔러준 패스를 받아 강력한 대각선 슈팅으로 골문을 갈랐다.

체흐를 앞에 두고 때린 회심의 슈팅이 골네트를 흔들자 스페인전 대패로 답답했던 축구팬들은 “사이다 골!”이라고 극찬했다.

오랜만에 태극마크를 달고 돌아온 윤빛가람은 1골 1어시스트 맹활약, 슈틸리케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한 활약을 나타냈다.

물론 윤빛가람이 중간에 빠진 후반전의 경기력은 전반전에 비해 아쉬웠다. 한국은 후반 시작 1분도 되지 않아 추격골을 허용했다.

센터 서클과 멀지 않은 곳에서 마렉 수히가 시도한 슈팅이 수비수 곽태휘 몸에 맞고 굴절되며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GK 정성룡도 손을 쓸 수 없는 골이었다. 후반 15분에는 게브르 셀라시에의 경고 누적으로 수적 우위까지 점했지만 체코 공세에 밀리며 금방이라도 동점골을 허용할 듯했다.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의 지키기 작전으로 끝내 승리를 쟁취했다. 이재성-한국영-홍정호-황의조-임창우-기성용까지 교체 투입하며 시간을 벌었다. 체코 관중들의 야유도 나왔지만 꼭 필요했던 승리였기에 눈을 감았다.

스페인전 패배의 충격으로 모두 잃어버렸던 자신감과 리더십의 신뢰를 회복하고, 9월 아시아 최종예선을 앞두고 힘차게 치고나갈 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길이기 때문이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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