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 전과 달리 박 대통령에 야당 의원 전원 기립
<현장>김종인·우상호 박수 안치고 유승민은 박수 치고
13일 열린 제20대 국회 개원식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연설을 위해 본회의장에서 들어서자 여야 의원 전원은 기립해 맞이했다. 여당 의원석에서는 큰 박수가 터져나왔고 야당 의원 일부도 박수를 쳤다. 유승민 무소속 의원도 박수를 보냈다.
이날 오전 10시 25분, 박 대통령이 분홍색 상의와 회색 하의 차림을 하고 국회 본회의장에 들어섰다. 그의 좌측 어깨에는 배지가 부착돼 있었고 은색 목걸이를 착용했다. 박 대통령이 국회 개원 연설을 하는 것은 취임 이후 처음이다.
박 대통령이 회의장에 들어서자 의원석에서는 박수가 터져 나왔다. 새누리당에서 주로 박수 소리가 컸지만 더불어민주당 등 일부 야당 의원들도 박수를 쳤다. 그러나 더민주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우상호 원내대표, 진영 의원 등 중진급은 박수를 치지 않았다.
29분 간의 연설이 진행되는 동안 의원들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대부분 박 대통령에게 집중했다. 연설을 하는 박 대통령을 바라보거나 원고가 적힌 모니터를 바라 보며 경청했다. 일부 야당 의원들은 중간중간 휴대전화를 만지작거리거나 잡담을 나누기도 했지만 앞선 몇 차례의 대통령 시정연설에서 '대놓고' 냉담한 반응을 보이던 때와는 확연히 달랐다.
박 대통령의 연설이 진행되는 동안 의원석에서는 모두 24차례의 박수가 나왔다. 새누리당의 이완영·강효상 의원이 주로 주도를 했으며 더민주의 김종민·김두관·유동수·박재호 등 의원들도 함께 박수를 쳤다. 무소속의 주호영 의원과 유 의원도 박 대통령에 집중하며 박수 대열에 합류했다. 국민의당에서는 조배숙 의원이 박수를 쳤다.
반면 새누리당의 김무성 전 대표와 '비박계'로 분류되는 김영우 의원 등 일부 여당 의원들은 연설 도중 몇 번 박수를 치지 않아 대조를 이뤘다. 또한 정운천·주광덕 등 일부 새누리당 초선 의원들은 연설을 하는 박 대통령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인증'했고, 재선의 이원욱 더민주 의원도 박 대통령의 모습을 본인의 휴대전화에 담았다.
반면 새누리당에선 불법정치자금 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이군현 의원과 비례로 처음 국회에 들어온 김종석 의원의 자리는 끝까지 비어 있었고, 김경협·홍영표 더민주 의원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그 중 김종석 의원과 홍 의원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2016 WTO에 관한 의원회의'에 참석 차 12일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의 연설이 무난히 끝나자 여야 의원들은 다시 한 번 기립했다. 중간에 나가는 의원들은 없었고 모두 박 대통령이 본회의장을 빠져나갈 때까지 기다렸다. 더민주의 김 대표와 우 원내대표 등은 박수를 치지 않았으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박수를 쳤다. 여당 의원들은 박 대통령이 나가는 길목에 서서 대통령과 눈을 마주치며 악수를 나눴다.
이 과정에서 김종태 의원은 박 대통령에게 손을 내밀었으나 대통령이 보지 못해 내민 손이 머쓱해졌다. 맨 마지막 줄에 앉아 있던 김 전 대표는 서청원 전 최고위원 뒤에 서서 박 대통령을 향해 박수를 치고 가볍게 목례만 했으나 서 전 최고위원과 악수를 한 박 대통령이 김 전 대표를 보고 먼저 손을 내밀어 둘의 악수가 성사됐다.
박 대통령이 완전히 퇴장을 하자 그제서야 야당 의원들은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자리를 떴다.
한편 박 대통령이 직전 국회를 방문한 것은 지난 2월 16일, '국정에 관한 국회 연설'을 위해서다. 당시 박 대통령이 본회의장에 들어섰을 때 야당 의원석은 20석 정도가 비어있었으며 정청래 전 더민주 의원은 도중에 나갔고 한 야당 의원은 인터넷 만화를 보기도 했다. 안 대표는 당시에도 연설 도중 4번이나 박수를 쳐 화제가 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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