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현 "경선해도 우리가 만들지" 최경환 "도와드릴게"
TV조선 '윤상현·최경환 공천 개입 녹취록' 공개...지역구 변경 요구
A 후보 "이거 너무 심한 겁박을 하는 거 아니냐"
윤상현 "형이 얘기한 대통령 뜻을 가르쳐 준 거 아냐. 뒤에 대통령 있다니까? 경선하라고 해도 우리가 다 만들지"
A 후보 "거길 꼭 보장해주셔야 한다"
최경환 "감이 그렇게 떨어지면 어떻게 정치를 하나? 하여간 빨리 푸세요. 그렇게 하면 우리가 도와드릴게"
18일 TV조선은 윤상현 새누리당이 지난 1월말 새누리당 수도권 내 한 지역구에 출마한 예비후보 A 씨에게 전화를 걸어 지역구 변경을 요구했다며 관련 녹음파일을 공개했다. 그러나 윤 의원만 개입된 것이 아니었다. 최경환 의원도 A 후보에게 지역구를 옮길 것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관련 녹음 파일에 따르면 윤 의원은 "빠져야 된다 형. 내가 대통령 뜻이 어딘지 알잖아. 형 거긴 아니라니까. 까불면 안된다니까"라며 A 후보에게 지역구 변경을 요구했다.
이에 A 후보가 "이거 너무 심한 겁박을 하는 거 아니냐"고 말하자 윤 의원은 "형이 얘기한 대통령 뜻을 가르쳐 주는 거 아냐. 정무수석하고, 경환이 형하고 나하고 대통령, 다 그게 그거 아냐"라고 했다. 이어 "뒤에 대통령이 있다니까. 최경환이 또 전화해야 해"라고 묻기도 했다.
A 후보는 다시 "최경환한테 전화하면 내가 할게"라고 말했고 윤 의원은 "XX지역은 당연히 보장하지. 경선하라고 해도 우리가 다 만들지, 친박 브랜드로. 형이 일단 전화해 빨리. 안하면 사달난다니까. 형 내가 별의별 것 다 가지고 있다니까, 형에 대해서. 아이 참"이라며 독촉했다.
실제로 이후 최경환 의원도 해당 후보에게 전화를 건 것으로 전해졌다. 최 의원은 통화 시작부터 해당 후보에게 지역구를 옮기라고 종용했다.
최 의원은 "그렇게 해요. 사람이 세상을 무리하게 살면 되는 일이 아무 것도 없잖아. 자꾸 붙을라고 하고 음해하고 그러면 XXX도 가만 못있지"라고 압박하자 A 후보는 "거길 꼭 보장을 해주셔야 한다고, 저를"이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그래 그건 XXX도 보장을 하겠다는 거 아냐. 그러니까 빨리 전화해서 사과 드리고"라는 최 의원의 답변이 돌아왔다. 최 의원은 해당 후보에게 정치적 감이 떨어진다며 핀잔을 주기도 했다. 그는 "감이 그렇게 떨어지면 어떻게 정치를 하나? 하여간 빨리 푸세요. 그렇게 하면 우리가 도와드릴게"라고 말했다.
해당 후보가 "그것이 VIP(대통령) 뜻이 확실히 맞는 거에요?"라고 묻자 최 의원은 "그럼, 그럼, 그럼. 옆에 보내려고 하는 건 우리가 그렇게 도와주겠다는 것이고"라고 했다. 그 후 A 후보는 "비례대표 같은 것 주면 안돼요"라며 비례대표 보장을 제안했다. 이에 최 의원은 "어느 항우장사도 그렇게 할 수 있는 게 없어요. 각자 자기 살 길을 찾아야 하는데"라고 거절했다.
윤 의원의 요구대로 당초 출마선언 지역이 아닌 다른 지역구로 옮긴 A 후보는 경선과정에서 공천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윤 의원은 문제의 녹음 파일에 대해 공식 해명없이 언론 접촉을 피하고 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