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검은 최근 해외 도피 중이던 승부조작 브로커를 검거해 강도 높은 조사를 펼치던 과정에서 현역 이태양의 가담 혐의를 포착했다. 혐의를 입증할 만한 자료도 확보, 이르면 21일 국민체육진흥법 위반으로 이태양을 기소할 예정이다.
이태양 소속팀 NC 다이노스 측은 사과문을 통해 “이태양에 대해서는 법적 절차 진행과는 별도로 KBO 규약에 의거 실격처분과 계약해지 승인을 KBO에 요청하겠다. 아울러 구단 또한 선수관리 미흡에 대해 KBO의 제재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태양은 지난달 28일 어깨 통증을 이유로 1군에서 말소된 상태다. 현재는 선수단과 떨어져 법률 대리인과 함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1년 넥센에 입단한 이태양은 지난해 10승을 올리며 국가대표에 발탁돼 프리미어 12에도 출전했다. 올 시즌은 지난 시즌만큼의 활약은 아니지만 10경기 2승2패 평균자책점 4.21를 기록 중이다.
전도유망했던 이태양은 브로커에게 수천만 원을 받고 특정 경기에서 고의적으로 볼넷을 내준 것으로 알려졌다. 승부조작의 방식은 4년 전인 2012년, LG트윈스 박현준-김성현 때와 같다. 당시 박현준과 김성현은 브로커와 짜고 1회 첫 타자에게 볼넷을 내줬다.
21일 오후 예정인 창원지검의 브리핑에서 밝혀질 수도 있지만 프로야구 전문가들과 팬들은 ‘1회 고의 볼넷’에 따른 ‘이태양 승부조작 의심 경기’를 제시하고 있다.
2016시즌까지 프로 통산 6시즌을 뛴 이태양의 1회 볼넷 빈도가 많지 않아 ‘의심 경기’ 제시가 어렵지 않다는 분위기다. ‘1회’ ‘볼넷’ 외에도 다른 경우의 수가 있지만 현재로서는 ‘1회 볼넷’에 무게가 실리는 것이 사실이다.
몸통의 검거 과정과 이태양의 소환 시기 등을 감안했을 때, 올해가 아닌 2015시즌에서의 경기가 의심을 사고 있다. 올 시즌 1회 볼넷이 세 차례 있었지만 정황상 고의로 보기는 어렵다. 유독 1회 볼넷이 많았던 지난 시즌, 의심 경기의 냄새가 난다. 선발로서 자리 잡은 시즌이라 1회 볼넷이 많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통산 성적을 봤을 때 1회에 많이 몰렸다.
야구팬들이 가장 의심하는 경기는 지난해 5월9일 마산구장서 열린 롯데전(롯데 선발 박세웅)이다. 당시 이태양은 1회 황재균에게 스트라이크존에서 크게 벗어나는 볼을 2개나 던지며 볼넷을 내줬다. 이어 나온 김문호 타석 때도 초구가 솟구쳤다.
선발투수에게 1회 초반이 어려운 순간이라는 것은 알지만 NC 벤치도 고개를 저었다. 보다 못한 NC 벤치는 이태양의 6번째 투구에 앞서 마운드에 올랐다. 파악하지 못한 부상이 있을 수 있다는 판단에 불펜에 이재학까지 준비시켰다.
투수코치가 내려간 직후에도 여섯 번째 볼을 던진 이태양은 김문호에게도 볼넷을 허용하고 말았다. 본인도 답답한 듯 한숨을 내쉬었다. 의심을 하자면 끝이 없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2회부터는 볼넷을 하나도 내주지 않으며 원래의 이태양으로 돌아와 승리투수까지 됐다. 이제는 다시 돌아오기 어려울 이태양의 날카로운 제구가 더 그리워지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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