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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71주년 앞두고 찾은 임시정부청사, 지금은...


입력 2016.07.31 08:32 수정 2016.07.31 08:39        하윤아 기자

<통일원정대, 독립운동 유적지를 가다 - ①>

상해·항주 임시정부 답사한 남북청소년들 "희생 잊지 말아야"

미래 통일 한반도의 주인공인 남북의 청소년들이 지난 7월 25일부터 30일까지 5박 6일간의 '통일원정'에 나섰다. 북한이탈청소년과 남한청소년은 중국 상해·항주 소재 독립운동 유적지를 찾아 지금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역사적 인물들의 발자취를 따랐고, 강원도에 위치한 분단의 현장에서 함께 손을 맞잡고 통일을 노래했다. 남북청소년 통일원정대는 원정 기간 동안 서로의 경험과 통일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면서 보이지 않는 벽을 조금씩 허물어 나갔다. 데일리안은 북한민주화청년학생포럼이 주최한 이번 통일원정에 참여해 남북의 청소년들이 소통하며 하나되는 '작은 통일'을 이뤄내는 과정을 기사에 담았다. < 편집자 주 >


중국 상해에 위치한 대한민국 임시정부 유적지. ⓒ데일리안

중국 상해에 위치한 대한민국 임시정부 유적지. ⓒ데일리안

중국 상해를 대표하는 화려한 문화의 거리 신천지에서 도보로 약 3분 거리. 낡고 허름한 민가가 밀집한 지역 한편 건물 벽면에 '대한민국 임시정부유적지'라고 적힌 한국어 표지판이 '통일원정대'의 눈길을 끌었다.

"여기가 임시정부야?"

지난 25일 상해 임시정부를 찾은 원정대는 조금 전 지나친 신천지 거리를 보며 떠올린 '세련', '화려' 등의 단어와는 거리가 먼 이곳 임시정부 주변의 분위기가 어색한 듯 연신 두리번거리며 도착지를 여러 차례 확인했다. 원정대는 실제 중국인들이 거주하는 낡은 가정집 건물 바로 옆에 임시정부 유적지가 위치해있는 점이 뜻밖이라는 듯 어리둥절한 모습으로 안내 표지판을 따라 몸을 옮겼다.

현지 직원의 안내를 따라 가장 먼저 단체영상실로 향했다. 섭씨 40도에 육박하는 더위에 잔뜩 인상을 찌푸리며 영상실에 들어선 원정대는 임시정부의 역사와 독립을 위한 역할과 활동이 대략적으로 소개된 영상을 사뭇 진지하게 시청하는 모습이었다.

이후 원정대는 영상실 옆 좁은 문을 통과해 본격적으로 전시실을 관람하기 시작했다. 두 개의 대형 태극기 깃발 앞 김구 선생의 흉상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그 옆 비좁은 공간에 설치된 계단을 오른 원정대는 실제 김구 선생이 생활하고 집무를 보던 당시를 재현해놓은 공간 곳곳을 둘러보며 약 90여년 전 중국에서 독립운동을 계획하고 전개했던 선열들의 모습을 떠올렸다.

북한민주화청년학생포럼(대표 박광일)이 주최한 이번 통일원정대 독립운동 유적지 답사 프로그램에 참여한 한영외국어고등학교 1학년생 허윤진 양(17)은 "우리나라에 임시정부를 세울 수 없었던 점도, 우리나라에서 김구 선생의 체취를 직접 느낄 수 있는 곳이 많지 않다는 점도 아쉬웠는데 이번 기회에 이곳을 방문하게 돼 감회가 새로웠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허 양은 "임시정부가 거창하게 지어진 것이 아니라 주거지 같은 공간에 조촐하게 세워졌다는 것을 직접 눈으로 보면서 당시의 상황과 처지가 그만큼 절실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그래서인지 광복 당시 우리나라 사람들이 손을 들고 기뻐하는 장면을 볼 때 울컥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번 원정에 참여한 탈북청소년 하모 군(24)은 "평소 역사에 관심이 있었지만 그동안 올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 기회에 실제로 와 보니 정말 환경적으로 열악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며 "어찌 보면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는 임시정부를 거친 분들의 희생이 있었는데 우리가 너무 잊고 산 것 같아 죄송스러운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중국 항주에 위치한 대한민국 임시정부 유적지. ⓒ데일리안

북한민주화청년학생포럼이 주최한 '통일원정대'에 참여한 남북청소년들이 항주 임시정부 유적지 내 단체영상실에서 임시정부의 역사와 활동에 대한 영상을 시청하고 있다. ⓒ데일리안

통일원정대는 상해 임시정부에 이어 26일에는 항주로 이동해 이곳에 위치한 임시정부 유적지를 찾았다. 항주 임시정부는 상해 임시정부와 비교해 규모도 크고 시설도 잘 갖춰져 있었지만, 방문객은 찾아볼 수 없을 만큼 고요했다.

특히 항주 임시정부에는 한국어 소통이 가능한 해설사가 직접 임시정부 이동시기의 상황과 독립운동의 역사, 중국인들의 독립운동 지원 등을 설명해 원정대의 이해를 도왔다.

이번에도 원정대는 임시정부의 역사와 역할에 대한 대략적인 소개 영상을 먼저 시청한 뒤 영상실 바로 옆 청사 옛터에 마련된 2층 규모의 전시실을 둘러봤다. 원정대는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임시정부 역사상 가장 힘들고 어려웠던 항주시기 임시정부의 활동과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해 목숨바친 독립운동가들의 헌신을 다시 한 번 되새겼다.

이틀에 걸쳐 중국 상해와 항주에 위치한 임시정부를 답사한 한영외고 2학년생 편주은 양(18)은 "솔직히 처음에는 단순히 중국을 간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원정대에 참여했는데, 이번에 임시정부를 돌면서 그동안 우리의 역사를 제대로 보지 않고 무심하게 지나쳐왔다는 생각이 들어 많이 반성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탈북청소년 정모 군(24)는 "이번에 상해와 항주에서 임시정부 답사를 하면서 힘든 시기에 타지에서 어렵게 생활하며 광복을 위해 활동한 분들이 정말 많이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며 "우리도 이 분들처럼 앞으로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인 통일을 위해 열심히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20여명의 남북청소년들이 참여한 이번 통일원정은 북한민주화청년학생포럼 주최로 7월 25일부터 30일까지 5박 6일간 중국 상해·가흥·항주 소재 독립운동 유적지와 강원도에 위치한 분단의 현장에서 진행됐다.

하윤아 기자 (yuna1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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