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전당대회, 이번엔 잔혹사 피해갈까
2006~2014년 전대 흐름 되짚어보니 다수가 이전투구
'유력 주자 부재·무관심' 8.9 전대, 큰 후유증 없을듯
2006~2014년 전대 흐름 되짚어보니 다수가 이전투구
'유력 주자 부재·무관심' 8.9 전대, 큰 후유증 없을 듯
새누리당의 '전당대회 잔혹사'는 8.9 전당대회에서 종식될 수 있을까. 현재 새누리당 전대는 '도토리 키재기' '마이너리그'라고 불릴 정도로 관심도가 떨어지고 당선을 장담할 만한 유력 주자가 부상하지 않은 상태다. 경선 과열 현상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
옛 한나라당 시절을 포함해 새누리당의 전대는 경선이 과열로 치달아 번번이 후유증을 남겼다. 하지만 이번 전당대회는 예외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06년부터 2014년까지 열린 새누리당의 전당대회를 다시 되짚어봤다.
2006년 강재섭 후보와 이재오 후보가 맞붙은 전당대회는 보스급 정치인의 대결이었다. 당시 경선은 원래 이재오 후보가 대세를 장악하고 있었지만 강 후보가 전당대회를 한 달 앞두고 대권에서 당권으로 방향을 전환해 경쟁에 뛰어들면서 파란이 일었다.
전대가 막판으로 갈수록 박근혜 대통령(강재섭)과 이명박 전 대통령(이재오)의 대리전으로 변질돼갔다. 특히 전대 당일 이 후보가 연설하는 도중에 박 대통령은 자리를 뜨기도 했다. 경선은 결국 강 후보의 역전승으로 끝났고 당시 전대를 계기로 친박계와 이재오 전 의원은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넜다.
이명박 정부 출범 첫해에 치러진 2008년 전대에서는 권력 실세였던 이상득 의원의 '박희태 후보 지원설'에 대해 정몽준 후보가 공개 반발하면서 잡음이 발생했다.
결국 박희태 대표가 선출됐지만 4년 뒤인 고승덕 당시 의원이 "친이계 후보가 돈봉투를 전달해 되돌려줬는데, 결국 그 후보가 당선됐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당 대표를 마친 뒤 국회의장까지 지낸 박희태 전 의장은 결국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이 사건은 당의 이름까지 바꿨다. 당시 한나라당은 2011년 10월 재보궐선거 당시 중앙선관위 홈페이지 디도스 공격 사건으로 휘청거리고 있었다. 결국 '돈봉투 전대' 의혹이 확산되면서 한나라당은 새누리당으로 개명하고 당헌·당규도 고치는 등 사실상 재창당 수순을 밟았다.
검사 출신인 안상수 후보와 홍준표 후보가 맞붙은 2010년 전당대회는 이전투구(泥田鬪狗)의 전형이었다. 홍 후보는 TV토론에서 안 후보가 초선 시절 이웃집 개가 시끄럽다고 2000만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고 주장했다. 안 후보는 "우리 아이가 고3인데 옆집이 개를 열 마리나 키워 옮겨달라 사정했지만 안 됐다"며 "참 묘한 것도 조사한다"고 되받았다.
결국 안 후보가 대표로 선출됐지만 이후 두 사람은 사사건건 충돌했다. 심지어 두 사람 간 감정의 앙금은 경남지사 경선 때까지 이어지기도 했다. 이후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당대표로 선출된 2011년 전대와 황우여 전 사회부총리가 당선된 2012년 전대는 그나마 조용한 편이었다.
김무성 전 대표가 선출된 2014년 전당대회 땐 기탁금(후보 1인당 8000만원) 제도가 다시 부활했다. 김 후보와 서청원 후보는 전대 기간 동안 서로 '고비용 정치·세몰이 정치'라고 비판했다. 또 만 19세 이상~40세 미만, 당원 아닌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구성한 청년선거인단 모집을 두고 각 후보 측에서 경쟁적으로 동원에 나섰다는 후문도 잇따랐다.
반면 이번 8.9 전대는 경선 과열 현상에 따른 상대 후보에 대한 비방도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며 계파 대리전의 색도 옅다. 거물급 유력주자가 빠진 채 열리는 전대에서 친박 대 비박의 계파대결 양상은 결국 서청원(친박) 의원·김무성(비박) 전 대표의 대리전으로 귀결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으나 아직까지는 조용하기만 하다.
친박계 좌장 서 의원은 전대 직전인 8일 귀경할 예정으로 이미 지난달 28일 밤 강원도로 떠났다. 김 전 대표는 1일 전남 진도 팽목항 방문을 시작으로 5박6일간 '겸허한 경청' 전국 민생투어를 시작했다. 이들 모두 전대 선거 운동이 본격화하는 동안 서울을 비움으로써 전대에 개입한다는 불필요한 오해를 받지 않으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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