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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걸 '도전'에 추미애 '응전' 김상곤은 '관전'


입력 2016.08.14 05:44 수정 2016.08.14 05:51        광주 = 데일리안 조정한 기자

호남 합동연설회서 이종걸, 추미애에 각세우기

이 "호남 며느리, 문재인 대리인 뽑는 것 아냐"

추 "당무 거부하면서 끊임없이 당을 흔들어" 맞불

13일 오후 광주광역시 김대중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광주광역시당 정기대의원대회 및 당대표·최고위원후보 합동연설회에서 이종걸(왼쪽부터), 추미애, 김상곤 당대표 후보가 함께 손을들어 인사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13일 오후 광주광역시 김대중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광주광역시당 정기대의원대회 및 당대표·최고위원후보 합동연설회에서 당원 및 대의원들이 후보들의 연설을 들으며 박수를 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종걸 "호남 며느리, 문재인 대리인 뽑는 것 아냐"
추미애 "당무 거부하면서 끊임없이 당을 흔들어" 맞불

더불어민주당 당권 주자들이 13일 당의 심장격이자 야권의 텃밭인 호남에서 격돌했다. 지금까지 공약을 중심으로 지지를 호소했던 것과 달리, '김대중 향수'를 자극하면서도 경쟁 후보를 비판하는 등 정면 승부에 나서 합동연설회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김상곤, 이종걸, 추미애(후보순) 당대표 후보들은 이날 오전 전북 대의원대회를 거쳐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광주 대의원대회 합동연설'에 참석했다. 선거 운동원들은 연설 시작 전까지 행사장 입구에서 각 후보의 이름을 외치며 지지를 호소했다. 지지자들 또한 후보 연설 도중 열띤 응원을 펼쳐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연설 도중에는 (응원을) 자제해달라"는 제지를 받기도 했다.

대의원대회 참석자 수도 타 지역에 비해 월등히 많았다. 이날 오전 620여 명의 대의원들이 있는 전북에선 행사 참여인원이 700여 명이었으며, 광주에선 후보 운동원들까지 포함해 대략 천여 명 정도가 참석해 호남이 더민주의 '성지(聖地)'임을 증명했다.

이날 이종걸, 추미애 후보는 8.27 전당대회의 최대 승부처인 호남, 특히 광주에서 기싸움을 팽팽히 펼쳤고, 김 후보는 "호남이 없으면 나라도 없다(若無湖南 是無國家)"고 강조하며 정권교체를 위해서 자신을 '호남 대표 정치인'으로 세워달라고 호소했다.

광주에서 첫 번째로 합동연설을 한 이 후보는 먼저 추 후보에게 공세를 펼치며 문재인 전 대표를 향해 칼을 빼들었다. 그는 "이번 전당대회는 '호남 며느리'를 뽑는 것이 아니고, 문재인 전 대표를 대통령 후보로 만들기 위해서 충직한 문재인 대리인을 당대표로 뽑기 위한 전대는 더더욱 아니다"라며 "문재인 대리인이 아니라 뼛속까지 당을 생각하는 저 이종걸을 뽑아달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가 언급한 '호남 며느리'는 추 후보를 지칭하는 것으로, 추 후보는 호남 출신 남편과 결혼했다며 스스로를 이같이 지칭하는 등 호남민심을 공략해왔다.

이 후보는 이어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인연도 강조했다. 그는 "김 전 대통령의 부름을 받아 정치를 시작했다. 특정 계파에 속하거나 추종하지 않았다"며 "대세보다는 제가 옳다고 생각하는 소수자 편에 당당히 섰고, 노무현 후보를 지지해 대통령 되는 데 일조했다"고 말했다.

13일 오후 광주광역시 김대중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광주광역시당 정기대의원대회 및 당대표·최고위원후보 합동연설회에서 김상곤(왼쪽부터), 추미애, 이종걸 당대표 후보가 각각 다른 표정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 후보의 선제공격에 추 후보도 맞불을 놓았다. 그는 지난해 12월 탈당 사태로 분당을 겪었던 것을 언급하며 "산산이 부서지는 민주종가를 꿋꿋이 지켜낸 맏며느리, 큰아들 작은아들 원망하고 떠날 때 (나는) 집을 지켰다"고 강조했다.

특히 "당무 거부를 하면서 끊임없이 당을 흔들고 아무 명분 없이 당직을 심어주지 않는다고 하더니 당은 끝내 쪼개졌다"고 이 후보를 정면 비판했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해 원내대표를 맡았던 당시 사무총장 인선 문제로 문 전 대표에 반기를 드는 과정에서 최고위원회의 등 당무를 45일 동안 거부한 바 있다.

아울러 추 후보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지팡이'를 언급하며 당대표로서의 포부를 밝혔다. 그는 "당신을 죽이려 하고 당신을 불구로 만든 정적들에게 지팡이를 휘두르는 대신, 용서하는 지팡이를 내밀었다"며 "저 추미애도 분열을 끝내고 화해로서 하나가 돼 반드시 정권교체의 당당한 전사가 될 수 있도록 해내겠다"고 했다.

반면 김 후보는 이 후보와 추 후보의 신경전에 가려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는 자신을 "광주에서 태어나 광주처럼 살아왔다"고 소개하며 호남 표심에 호소했다. 김 후보는 "광주는 우리당 심장인 동시에 머리다. 광주로 뛰었고 대한민국을 이끌어왔다"며 "더민주에서 호남의 여론을 제대로 반영해 다시는 '호남 홀대론'이 나오지 않도록 당대표 되고 호남 대표 정치인 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서울대 학생회장으로 김대중 후보를 지켰고, 민주교수협의회 회장으로 전두환, 노태우를 기소시켰고 노무현 대통령 탄핵반대운동 선봉에 섰다"며 "김상곤을 당대표로 호남 대표 정치인으로 힘차게 세워달라. 김 전 대통령 지지자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지지자 모두를 하나로 모으겠다"고 말했다.

조정한 기자 (impactist9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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