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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평' 선물 못받은 이정현, 당직인선서 자가발전?


입력 2016.08.17 06:16 수정 2016.08.17 06:31        장수연 기자

17일 최고위서 협의 거쳐 국민공감위원장 발표 예정

인선·조직개편 관심 고조…탕평 원칙 실현 여부 촉각

지난 11일 국회에서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와 정진석 원내대표,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전기요금 누진제의 개편 방안 논의를 위한 긴급당정협의회'에서 이정현 대표가 이야기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17일 최고위서 협의 거쳐 국민공감위원장 발표 예정
인선·조직개편 관심 고조…탕평 원칙 실현 여부 촉각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이번 주 안으로 첫 당직 인선을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상은 현재 공석이거나 신설되는 당직을 중심으로 20여 개에 이른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 대표의 첫 당직 인선이 어떤 모습일지 관심이 일고 있다. 최대 관심은 계파 청산 여부다. 본인이 청와대에 주문한 '탕평인사'를 스스로 얼마나 이뤄낼지 주목된다.

이 대표는 취임 직후부터 ‘화합·균형·탕평’을 외쳐왔다. 그는 15일 여의도 당사를 찾아 "중요한 건 당내 화합과 통합, 그리고 떠나버린 민심을 되찾는 것"이라며 "그게 당직 인사의 방향"이라고 밝혔다. 또 "당대표가 되는 순간 제 개인은 내려놨다"며 "국민의 사랑을 되찾아 오는 방향으로 인사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11일 청와대 오찬에서도 박근혜 대통령에게 "탕평인사, 균형인사, 능력인사, 소수자 배려 인사를 해달라"고 건의한 바 있다.

이번 인사는 '도로 친박당'이라는 일각의 비판에 맞서 계파·지역 청산 등을 주장해 온 이 대표의 리더십과 운영 방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첫 번째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새 지도부 체제가 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하는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로 바뀌면서 당 대표 권한이 강화된 만큼 이 대표의 색깔을 가늠해볼 수도 있다.

2014년 김무성 전 대표 체제의 당직 인선 결과에는 '탕평보다는 내 사람 심기를 택했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핵심 보직인 사무총장과 제1사무부총장을 상이한 계파와 지역으로 조합한 관례가 깨졌기 때문이다. 당시 김 전 대표는 두 자리에 모두 영남 출신이자 측근인 이군현·강석호 의원을 각각 임명했다. 2012년 황우여 대표최고위원 체제에서도 '친박 싹쓸이' 당직 인선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이번 인선의 초점은 가깝게는 내년 4월 재보선을, 장기적으로는 내년 대선에 대비한 전략을 치밀하게 준비할 수 있는 인재 발탁에 맞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의원은 법안처리 등 원내 업무에 집중하고 당무는 상대적으로 시간적인 여유가 있는 원외 인사가 맡는다는 차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가장 주목받는 자리는 당무감사위원장이다. 총선 참패로 아직까지 어수선한 전국 당협위원회 조직을 재건하는 막중한 책무가 주어진다. 당무 감사를 거쳐 부실한 당협을 추스르고 당협위원장도 새로 임명한다. 당협 조직 정비는 내년 대선후보 경선과도 직결된다는 점에서 누가 당무감사위원장을 맡느냐를 놓고 계파 간 신경전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국민공감위원장을 확대 개편한 국민공감전략위원장 인선도 관심사다. 모바일 공간에서 일반 국민과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해 당 정책에 반영하는 역할이다. 이 대표는 외부 전문가를 포함한 원내외 인사들을 국민공감전략위원장 물망에 올려 놨으며 17일 최고위원들과 협의를 거쳐 발표할 예정이다.

여기에 당분간 유임이 예정되어 있는 사무총장 인선과, 지명직 최고위원, 전략기획부총장, 홍보기획본부장, 인재영입위원장, 여의도연구원장 등 핵심 당직도 내년 선거를 대비한 원외 인사로 꾸려질 가능성이 높다. 지상욱 대변인이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대변인단도 일부 교체하면서 확충할 것으로 알려졌다. 원외 대변인 기용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이 대표는 윤영석 비서실장, 홍범식 부실장을 임명하면서 ‘화합·균형·탕평’원칙을 일부 실천하기도 했다. 재선의 윤 비서실장은 친박계로 분류되지만 비교적 색채가 옅고, 홍 부실장은 원외 인사다.

당 관계자는 "이 대표는 워낙 혼자 결정하는 부분이 많은 사람이라 종 잡을 수 없다"며 "이번 당직 인선에서도 이 대표의 그런 스타일이 그대로 반영되지 않겠나"고 했다. 이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한 인사도 "논의한 적이 없다. 독고다이 스타일이라 본인이 알아서 잘 할 것"이라고만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일각에서는 태생적으로 친박계인 이 대표가 계파에 기대는 인선을 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 대표는 17일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원외 당협위원장과 첫 간담회를 열어 앞으로 당직 인선과 대선 준비를 포함한 당 운영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다. 당은 당무감사위원장, 국민공감전략위원장 등 신설된 조직의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이달 중 상임전국위원회를 소집, 당규를 개정할 계획이다.

장수연 기자 (telli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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