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복식 세계랭킹 1위 마쓰모토 미사키-다카하시 아야카는 16일(이하 한국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리우센트루 4관에서 열린 여자복식 4강전에서 한국의 정경은-신승찬을 꺾고 결승에 올랐다.
이로써 한국 배드민턴은 남자 복식(이용대-유연성)이 8강서 탈락한데 이어 여자 복식마저 결승 진출에 실패하며 노골드 위기에 몰렸다. 현재 결승 진출이 가능한 선수는 남자 단식의 손완호 뿐이며 17일 오후 8시, 세계랭킹 2위인 중국의 천룽과 맞붙는다.
이번 올림픽 배드민턴 종목에서 가장 눈에 띄는 팀은 역시나 비약적인 발전을 이룬 일본이다. 그동안 배드민턴 약체로 통하던 일본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이 끝난 뒤 ‘배드민턴 전설’ 박주봉을 감독으로 영입했고, 이는 신의 한 수라는 평가를 받는다.
박주봉은 현역 시절, 세계선수권 5회(남자 복식 2회, 혼합 복식 3회), 아시안게임 3회, 전영오픈 9회 우승이라는 믿기 힘든 업적을 이뤘다. 1992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배드민턴이 좀 더 일찍 올림픽에 합류했다면, 박주봉이 금메달을 싹쓸이 했을 것이란 얘기가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니다.
물론 박주봉은 선수 생활 막바지에 올림픽을 경험했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는 영혼의 동반자 김문수와 짝을 이뤄 남자 복식 금메달을 따냈고, 은퇴 번복 후 참가했던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는 자신의 제자인 라경민과 함께 혼합 복식 은메달의 성과를 냈다.
올림픽 이후 현역 유니폼을 벗은 박주봉은 배드민턴의 종주국 영국으로 유학길을 떠났다. 이를 두고 볼 리 만무한 영국 배드민턴은 체류 비용을 모두 지급해주는 파격 조건으로 박주봉을 코치로 영입했다. 이후 2002년까지 말레이시아에서 코치 생활을 한 박주봉은 이듬해 전 세계를 돌며 인스트럭터로 활동했고, 국내에서도 잠시 지휘봉을 잡았다.
그의 지도자 인생을 변하게 만든 계기는 다름 아닌 일본이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13명의 선수가 참가해 무려 12명이 1회전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당한 일본은 체질개선을 부르짖었고, 이로 인해 낙점된 지도자가 바로 박주봉이었다. 박주봉은 일본 대표팀 감독이 되자마자 한국식 혹독한 훈련법을 도입했다.
박 감독은 자신이 한국에서 경험했던 선수촌 입소 및 합숙 시스템, 그리고 전문 훈련시설과 전담 코치제도를 통해 일본 배드민턴의 수준을 크게 끌어올렸다. 여기에 실력은 있지만 담력이 약한 선수를 일부러 국제 대회에 출전시킨 일화도 유명하다.
첫 번째 성과가 나타난 대회는 2012 런던 올림픽이었다. 당시 일본의 여자 복식조인 후지이 미즈카-가키와 레이카가 사상 첫 결승 진출에 이어 첫 번째(은메달) 메달을 선사한 것. 물론 당시 대회에서는 한국 2개조와 중국, 인도네시아 등 메달 유력 후보들이 ‘고의 져주기’로 무더기 실격을 당한 터라 어부지리라는 평가가 있었다.
박주봉 감독의 지도력이 제대로 발휘된 대회는 2016 전영 오픈이었다. 이때 일본 배드민턴은 여자 단식과 복식 등 2관왕에 올랐는데 이는 1978년 이후 무려 38년 만에 이른 성과였다.
박주봉 감독은 이번 올림픽에서 색깔과 관계없이 2개의 메달 획득을 목표로 내걸고 있다. 일단 절반은 이뤘다. 한국을 꺾고 결승에 오른 마쓰모토 미사키-다카하시 아야카는 은메달을 확보, 덴마크조와 금메달을 놓고 다툰다. 전영오픈 여자 단식 챔피언에 올랐던 오쿠하라 노조미 역시 인도의 신두 푸살라와의 준결승전을 앞두고 있어 동메달 이상을 바라볼 수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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