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가 7월 14일 오후 서울 당산동 그랜드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7.14 전당대회 2주년 만찬에서 허공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겨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친박 당권 장악·PK 이탈로 대권 주자 입지 축소 호남 또는 수도권 확장성이 경쟁력 판가름 할 듯
‘PK(부산·울산·경남)’ ‘비박계’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를 상징하는 키워드다. 이를 보더라도 김 전 대표의 대권 가도에는 짙은 안개가 깔려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당내 최대 계파 친박계의 당권 장악으로 자신이 이끄는 비박계의 입지가 축소됐다. 설상가상으로 새누리당의 텃밭 PK의 민심 이탈도 현재진행형이다. 대권 동력을 상실한 김 전 대표가 PK 외의 지역 민심에 대한 구애 전략을 수립해야 하는 이유다.
김 전 대표는 여권 내 대표적인 PK 정치인이다. 부산 출신인 그는 15대 국회부터 내리 6선을 고향에서 지냈다. PK는 새누리당의 ‘보증 수표’라고 불릴 정도로 충성 지역으로 분류돼 왔다. PK를 기반으로 당권과 함께 이를 넘어선 권력을 가진 인물들이 많다. 김 전 대표가 2014년 당 대표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것도 PK의 당심을 대부분 흡수했기 때문이라고 분석됐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총선에서 PK의 민심은 이탈했고, 영남권 신공항 갈등으로 PK 정치권도 사분오열됐다. 특히 총선 패배의 원인으로 지목된 친박계는 당권을 장악하고 오히려 비박계가 당심에 심판을 당한 모양새가 됐다. 친박계를 힐난하면서까지 비박계 당권 후보를 지원했던 김 전 대표는 자신의 정치적 기반인 PK에서 타격을 입었다. 충청 출신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대권 도전 가능성으로 차기 주자 입지도 줄어들었다.
이 때문에 여권의 유력 주자 중 유일하게 대권 행보를 본격화한 김 전 대표가 PK 외의 지역 민심을 흡수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 나온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호남+영남 개혁세력’ 전략과 같은 지역 연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지율로 보면 김 전 대표가 약세를 보이는 지역은 호남과 수도권이다. 데일리안이 의뢰해 여론조사기관 알앤써치가 무선 100% 방식으로 실시한 8월 셋째 주 정례조사에 따르면 김 전 대표는 호남에서 3.8%, 수도권 3.0%를 얻었다. PK에서 14%를 얻은 데 비하면 매우 낮은 수치다.
김 전 대표 본인은 보수 정당이 불모지인 호남에서 인정받아야 성공할 수 있다는 지론을 갖고 있는 만큼 호남 구애를 최우선적으로 생각하는 모양새다. 그는 지난달 31일부터 전남·전북 곳곳에서 민심 경청 투어를 하고 있다. 최근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생가를 찾아 “지금 대한민국엔 김 전 대통령의 지도력이 필요하다”고 말하며 호남 민심에 구애하고, 17일에는 괴산 찰옥수수 농장과 고추 농가를 방문하는 등 바닥 민심을 살피고 있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호남 출신 이정현 대표가 당선되면서 지역구도 개편 가능성이 생긴 만큼 호남 민심을 선점하기 위해 발 빠르게 나섰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김용철 부산대 교수는 본보와 통화에서 “김 전 대표가 여권의 차기 대권 주자 중 호남에 지지 기반을 두고 있는 사람은 없다는 점을 의식해 호남 민심 선점에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누구보다 먼저 호남에서 정치적 입장을 표명하고, 지지를 끌어내도록 노력한다면 대권 경쟁력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친박계 체제로 설정된 만큼 김 전 대표의 호남 구애는 효과가 없을 거라는 말도 나온다. 충청의 반 총장을 호남 당 대표,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인 TK(대구·경북)가 지원하는 황금 구도가 짜여 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호남에서 김 전 대표가 설 자리가 마땅치 않을 거라는 관측이다.
김 전 대표가 경쟁력을 얻기 위해서는 자신의 정치적 기반인 PK는 물론, 새누리당 최대 세력인 TK 민심을 온전히 흡수해야 영남 정당에서 강력한 차기 주자로 자리매김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여권에서는 총선 패배 이후 캐스팅보트로 부상한 수도권, 특히 수도권 민심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중도층으로의 확장이 필요하다는 말이 나온다. 다만 TK의 경우 친박계 세력으로 포진됐다는 점에서 김 전 대표로의 흡수에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사정에 정통한 정치권 관계자는 본보에 “김 전 대표가 여권 주자로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PK와 TK를 기본으로 한 수도권 세력 결합이 필요하다”며 “다만 김 전 대표가 대표 시절 초기에 박근혜 대통령과 코드를 맞추면서 강성보수로 인식된 측면이 없지 않아 있다. 이를 극복해야만 국민의당 혹은 기타 정당으로 이탈한 합리적 보수, 중도 보수층을 흡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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