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일개 계파가 전체 쓸어 15%로 대통령 못해"
"새누리 친박 15%, 더민주 친문 15%...반대 움직임 일어날 수도"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오는 27일 치러지는 전당대회와 관련해 "일개 계파가 전체를 다 쓸어 잡는 선거 결과가 나올 것 같은 생각이 든다"며 문재인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한 친문계가 당을 장악할 것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김 대표는 25일 오전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같이 지적한 뒤 "지금까지 나타난 도당위원장 선거도 마찬가지"라며 "그렇게 되면 과연 당이 외연 확장의 가능성을 가질 수 있겠느냐. 그런 점에서 좀 우려가 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특히 주류가 당권을 잡고 대선을 치러야 유리하다는 친문계의 주장에 대해 "그건 자기들 마음대로 생각하는 것이지, 대한민국 유권자가 4000만 명 가까이 되는데 그렇게 똘똘 뭉치는 힘만 가지고 과연 될 수 있겠느냐. 상당히 회의적"이라며 "새누리당도 친박이 약 15%, 더민주 친문도 15% 정도이고 확고한 지지기반은 없다. 그것만 가지고 대통령이 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정치는 움직이는 것이 생리"라며 "양대 정당이 어느 한 계파로 지나치게 쏠려서 그 계파가 전체를 장악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새로운 움직임도 있지 않겠는가"라며 새누리당은 친박(친 박근혜), 더민주는 친문이 당을 장악한 현실에서 곧 제3지대를 중심으로 한 정계개편이 일어날 거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제3지대에서) 헤쳐모여라고 하는 것은 결국 현역 의원들이 얼마만큼 움직이느냐에 달려 있는 것인데, 과연 현역의원들이 쉽게 움직일 수 있겠느냐 하는 것도 생각을 해봐야한다"고 말했다.
그간 친문계를 비롯한 당 일각에선 김 대표의 사드 배치 당론 유보 등 중도층 잡기 전략이 당 정체성을 흔들었다는 비판이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당 정체성이 흔들렸다는 얘기에는 별로 관심도 없다"며 "솔직히 말해서 (정체성을 문제삼는 사람들에게) 일반적으로 얘기하는 당의 정체성이 뭐라고 물어보면 정확하게 답도 못한다"고 반박했다.
또 정체성 문제를 제기하는 당 일각의 강경파를 향해 "막연하게 과거에 하던 대로 안 하니까 그 자체가 정체성에 위배됐다고 말하는 것"일며 "오히려 내가 보기에는 시대의 변화도 제대로 감지를 못하고 옛날에만 집착하던 그런 습성에서 나온 말이라 본다"고도 했다.
자신의 전매특허인 경제민주화를 실천할 대선 후보도 찾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통령이 돼서 경제민주화를 실천할 사람을 찾기가 힘들 것 같다"며 "주자가 많다고 해서 모두가 제대로 인식을 같이 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지난 13일 만난 손학규 전 상임고문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김 대표는 "그 분이 과거 더민주에서 대선 경선하는 과정에서 투표방식 때문에 상당히 노여움을 겪었던 것 같다. 그러한 제도가 계속해서 존속하는 한은 더민주에 와서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는 생각을 하는 것 같더라"면서도 손 전 고문의 제3지대 합류 가능성에 대해선 "정치인의 능력이라는 것이 어느 순간에 갑작스럽게 잘 발휘가 되면 거기서 무슨 새로운 싹이 틔어 나올 수 있으니까, 그건 앞으로 과정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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