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에고치론' 맞장구친 시진핑, 사드는 여전히 "반대"

G20 정상회의·한중 정상회담서 '화기애애' 분위기 연출

최대 현안 '사드' 문제에서는 시진핑 "반대" 의사 재확인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일 베이징 인민대회당 동대청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을 마치고 나서 오찬장인 서대청으로 이동하며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G20 정상회의·한중 정상회담서 '화기애애' 분위기 연출
최대 현안 '사드' 문제에서는 시진핑 "반대" 의사 재확인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중국을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5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회담에 앞서 양국 정상은 전날(4일)에 이어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어갔지만, 시 주석은 최대 현안인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해 반대 입장을 재차 밝히며 입장변화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5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 보도에 따르면 시 주석은 항저우에서 열린 박 대통령과의 한중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사드를 한국에 배치하는 문제에 대해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 주석은 “이 문제를 부적절하게 처리하는 것은 지역의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고 분쟁을 격화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신상진 광운대학교 국제학부 교수는 5일 “중국이 사드에 대한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강하게 나오는 원칙적인 입장은 바꾸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은 한국이 완전히 미일 동맹 지역으로 편향되는 것을 막으려는 여지를 두겠지만, 사드 문제에 있어서는 한중관계가 지속적으로 갈등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중 정상회담의 모두발언까지만해도 시 주석은 항저우 대한민국임시정부 활동을 언급하며 한중관계의 끈끈함을 과시했다.

시 주석은 “항저우는 한국과 아주 특별한 인연이 있다. 1930년대 일본의 침략을 막기 위해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3년 정도 활동했다”며 “당시 한국의 유명한 지도자인 김구 선생님께서 저장성에서 투쟁을 하셨고, 중국 국민이 김구 선생님을 위하여 보호를 제공했다”고 한국과 중국의 인연을 강조헀다. 이어 김구 선생의 아들 김신 장군이 1996년에 항저우 저장성 옆에 위치한 도시 하이옌을 방문했을 때 '음수사원 한중우의'라는 글자를 남긴 일화를 덧붙이기도 했다.

이어 시 주석은 “중한 양국은 가까운 이웃으로 공동 이익을 가진 만큼 우리가 지금 가진 정치적인 협력 기초를 소중히 여기며, 어려움과 도전을 극복하고 중-한 관계가 올바른 궤도에서 안정되고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도록 추진하며, 지역·세계의 평화발전을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발언에 나선 박 대통령은 “(시 주석께서) 임시정부가 이곳에서 활동한 것을 말씀해주셨는데, 이런 중국과의 오래전 소중한 인연에 대해 중국이 독립 투쟁을 잘 도와주고 그런 데 대해서 감사를 드리고 또 그런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2013년 정상회담에서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 내실화라는 목표를 세우고 그동안 양국이 높은 수준의 발전을 이뤄온 것이 이 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견인하는 데 크게 기여해 왔다. 하지만 금년 들어 북한이 4차 핵실험과 연이은 탄도미사일 발사 도발로 한반도와 이 지역의 평화를 심각하게 훼손하면서 한중관계 발전에도 도전 요인이 되고 있다”고 한중을 둘러싼 안보 위기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은 “그러나 저와 우리 정부는 한중관계를 중시하면서 앞으로 더욱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며 “우리 두 나라가 진지한 소통을 통해 이번 도전을 오히려 양국 관계를 더욱 탄탄하게 도약시키는 기회로 만들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앞서 전날(4일) G20 정상회의에서도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은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공감대를 형성했다. 박 대통령이 누에고치가 나비가 되는 과정에 빗대 구조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자, 시 주석은 곧바로 박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하면서 구조개혁 추진 의사를 밝히는 등 화답했다.

이어 이날에도 한중 양국 정상은 정상회담에 모두발언을 통해 양국의 인연과 우애, 공동 협력을 강조하며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그러나 회담에서 양국 간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사드와 관련해 시 주석은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