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3당 대표, 북핵 규탄에만 '한 뜻'
사드 배치 찬반 팽팽…우병우 거취 문제 이견 여전
20대 국회 출범 이후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3당 대표가 12일 처음으로 만났지만, ‘북핵 규탄’ 외에는 한 뜻을 모으지 못했다.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와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거취 문제에 대해서 박 대통령과 여야는 팽팽한 기싸움을 벌였다.
박 대통령과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영수회담을 가졌다. 이번 회담은 박 대통령이 북한의 5차 핵실험 등 안보 위기 상황을 맞아 여야 3당 대표에게 회담을 전격 제안했고, 여야 대표들이 이를 수용하면서 성사됐다. 박 대통령과 여야의 만남은 지난 5월 3당 원내대표 회동 이후 넉 달 만에 이뤄진 것이다.
북핵 문제 초당적 협력엔 '공감'
박 대통령은 여야 대표에게 북한의 도발 등으로 인한 엄중한 안보위기 상황을 설명하고, 위기 타개를 위한 초당적 협력을 요청했다. 3당 대표는 안보 이슈에 대해선 정부에 협력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다만 북핵 해결 방안에 대해서는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두 야당 대표는 사드 배치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박 대통령에게 확실하게 표명했다.
박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북한 정권이 얼마나 무모하고 핵에 광적으로 집착하는지를 다시 한 번 명백히 보여주는 것”이라며 “북한의 핵실험 직후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통화해서 모든 수단을 사용해서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더욱 강력히 압박하는데 대해서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은 사드 배치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이런 위협에 대처해 미국의 핵우산을 포함해 모든 군사적 능력과 우리 군의 대북 응징능력을 강화해야 하겠다”며 “주한 미군 사드배치도 이러한 북한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자위권적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것임을 다시 한 번 말씀 드린다”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은 추가 도발도 예고하고 있는데 이것은 한반도에 전쟁의 위험이 올수도 있고 각종 테러 국지도발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가 있다”며 “이럴 때 일수록 우리가 하나가 되고 단단히 결속된 모습을 보일 때 국가와 국민의 안위가 빈틈없이 지켜질 수 있기 때문에 초당적인 자세로 협력해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추 대표는 “북핵 보유를 용납 못하며 어떠한 핵 무기도 한반도에 존재해서는 안된다”며 “안보에는 여야가 따로 없는 만큼 정부와 함께 초당적으로 대처해 한반도 위기 대응에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박 대통령의 초당적 협력 요청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박 비대위원장도 “북한 핵 문제에 대해 어떠한 핵 실험도 여야 없이 정부와 박 대통령과 함께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참석자 모두가 한 톤으로 북핵 규탄을 표명해 매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부분이 오늘 회동의 최고 성과”라며 “김정은 정권에 대통령을 포함한 여야 지도자들이 강력하게 규탄의 목소리를 일치해서 낸 것은 상당한 압력효과가 됐을 것”이라고 호평했다.
다만 두 야당 대표가 사드 배치와 관련해서 반대 입장을 공고히 하고 해결 방안에 다른 입장을 낸 데 대해서는 “안타깝다”고 밝혔다. 추 대표는 △북-미 대화 테이블 형성 주도 △대북 특사 파견을 요청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대북 제재와 대화 병행 등 ‘평화적 접근’을 주장했다. 또한 박 비대위원장이 ‘여야정 안보 협의체’를 제안했지만, 박 대통령은 거부했다.
야 "우병우 경질" 박 대통령 "수사 지켜봐야"
사드 외에도 박 대통령과 3당 대표의 이견이 있었던 사안은 우 수석의 거취 문제다. 우 수석은 처가 부동산 매매 의혹 등 각종 비리 의혹을 받고 있으며, 야당의 사퇴 요구를 지속적으로 받아 왔다.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 일각에서도 우 수석에 대한 사퇴를 촉구한 바 있다.
추 대표는 “우 수석 관련 의혹이 하나도 해소되지 않고 있다. (장관) 인사청문회까지 무력화하는 인사에 대해 국민은 납득할 수 없다”며 “대통령은 측근이 아니라 국민을 감싸야 할 때다. 신속한 결단을 내려달라”고 말한 것으로 윤관석 더민주 대변인은 전했다. 박 비대위원장도 “우 수석 본인이 억울하더라도 사퇴를 시켜야만 공직기강이 바로 선다. 꼭 사퇴시켜달라”고 직접 요구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야당 대표들의 경질 요구에 별 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다, 회담 말미에 박 위원장의 거듭된 질문에 “검찰 특별수사팀에서 수사가 진행 중이며,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답하며 야당의 즉각 해임 요구를 사실상 거부했다. 이 과정에서 이 대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한일 정상회담 위안부 합의와 관련한 소녀상 이전 문제에 대해서도 박 대통령과 야당이 기싸움을 벌였다. 야당은 소녀상 철거 절대 반대 입장을 전달했고, 박 대통령은 “소녀상 문제에 대한 이면 합의는 없다. 일본 정치인들의 언론플레이에 정치권이 말려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또 야당이 주장한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기한 연장에 대해 “특별법 취지 등을 고려해 국회에서 논의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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