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취해 응급구조헬기 올라가 장난친 남성들...수십억 '폭탄'

닥터헬기 운용사 25억 이상 소요 견적서 제풀

술에 취해 응급구조헬기 위에 올라가 장난을 친 남성들이 헬기의 주요 부품을 손상시켜 수리비로 수십억원을 물어주게 됐다.

1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천안 동남경찰서는 이날 A(42)씨 등 30~40대 남성 3명이 지난달 11일 저녁 9시 55분쯤 천안시 동남구 단국대병원 헬기장에 들어가 보관 중이던 닥터헬기 동체에 올라타고 프로펠러 구동축을 휘어지게 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3년 전 무선 조종 비행기 동호회에서 만난 사이로, 이날도 동호회 모임을 위해 만나 함께 술을 마신 뒤 이런 일을 벌인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이들에 대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항공법 위반 등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다.

지난 1월 운항을 시작한 닥터헬기는 초음파진단기, 자동흉부압박장비, 정맥주입기, 기도흡인기, 혈액화학검사기, 심장효소검사기 등 응급장비 24종을 갖췄다.

이탈리아 아구스타 웨스트랜드사의 에이버블유(AW)-109 '그랜드 뉴'기종으로, 최대 이륙 중량은 3175㎏이며 6~8명을 태우고 시속 310㎞로 859㎞까지 비행할 수 있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술에 취해 장난한 것이며 응급구조헬기인 줄 몰랐다"고 항변했지만, 정밀 검사 결과 고가의 부속품이 파손된 것이 확인되면서 이들이 헬기 수리 비용을 고스란히 떠안게 된 것이다.

닥터헬기 운용사인 유아이 헬리제트 측은 최근 경찰에 헬기 수리에 25억원 이상 소요될 것이라는 내용의 견적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부품은 이탈리아 현지로 이송해 수리하거나 부품을 교체해야 할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유아이 헬리제트는 닥터헬기 파손에 대비해 보험에 가입한 만큼 이들이 보험회사로부터 헬기 수리 비용의 상당 부분에 대한 구상권 청구 소송을 당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