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 사용설명서’가 운명 가른 LG 넥센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입력 2016.10.16 17:43  수정 2016.10.16 17:43

LG, 에이스 허프가 7이닝 1실점으로 승리투수

밴헤켄 아낀 넥센, 4차전서 탈락 위기 내몰려

7이닝 1실점으로 3차전 승리투수가 된 LG 허프. ⓒ 연합뉴스

통할 것 같은 카드를 적극적으로 사용한 LG와 에이스를 아껴둔 넥센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LG는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서 4-1 승리했다.

이로써 시리즈 전적 2승 1패로 앞서나간 LG는 남은 4~5차전 중 1경기만 잡으면 NC 다이노스가 기다리고 있는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게 된다. 역대 5전 3선승제 준플레이오프에서 1승 1패 후 3차전을 잡은 팀의 플레이오프행 확률은 무려 100%(3회)에 달한다.

LG 에이스 데이빗 허프가 지배한 경기였다. 이날 허프는 7이닝동안 98개의 공을 던지며 5피안타 1볼넷 3탈삼진의 빼어난 투구를 선보였고, 단 1실점하며 승리투수가 되기에 모자람이 없었다.

무엇보다 자신의 마지막 이닝이었던 7회초를 무실점으로 넘긴 것이 이날 경기의 백미였다. 허프는 2-1로 앞선 7회초 선두타자 윤석민에게 좌중간에 떨어지는 2루타를 얻어맞았다. 추가 안타가 나온다면 바로 동점이 되는 순간이었다.

넥센은 김민성이 1루 땅볼로 2루 주자를 3루까지 진출시켰다. 절체절명의 위기 순간에 허프는 담담했다. 후속 타자 이택근을 1루 뜬공으로 잡아내며 급한 불을 끄는 듯 했지만 김지수를 상대로 거푸 볼 3개를 던지며 급격히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김지수는 앞선 5회초, 허프를 상대로 우중간을 가르는 타점을 올린 타자였다. 이를 의식한 듯, 허프는 볼 3개를 연속으로 던진 뒤 4구째 직구로 첫 번째 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이후 주무기인 체인지업을 연속해서 던져 김지수의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냈다.

허프는 지난 KIA와의 와일드카드 1차전서 7이닝 4실점(2실점)으로 호투, 가을 야구에 강한 자신의 진가를 드러내고 있다. 1선발 허프가 힘을 내자 뒤이어 등판한 류제국, 소사도 힘을 낸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반면, 넥센은 소극적인 투수 운용으로 탈락 위기에 내몰렸다. 넥센의 염경엽 감독은 이번 준플레이오프서 3선발제를 예고했는데, 등판 순서는 모두의 예상을 깬 맥그레거-밴헤켄-신재영 순이었다.

특히 포스트시즌서 잔뼈가 굵은 밴헤켄의 2선발 운용이 의구심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이에 대해 염 감독은 “밴헤켄의 나이가 많아 체력적인 안배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무리수는 1차전 패배의 대가로 이어졌다.

1승 2패로 내몰리며 시리즈 전체가 꼬인 것도 염 감독이 자조한 일이라는 평가다. 넥센은 4차전 선발로 1차선에 나섰던 맥그레거가 나온다고 예고했다. 뒤가 없는 승부서 불안한 맥그레거 카드가 얼마나 통할지 미지수다.

만약 염 감독이 밴헤켄을 1차전 선발로 썼다면, 다시 4차전에 기용할 수 있게 된다. 5차전까지 포석을 둔 것이라 해도 과연 최종 승부까지 갈지 의문인 상황에서 에이스 카드를 아낀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는 넥센의 준플레이오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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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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