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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전격 인사에 "인물은 좋은데 절차가 문제"


입력 2016.11.03 18:38 수정 2016.11.03 18:50        문대현 기자

"비서실장 인선 먼저 한 뒤 여야 불러 총리 후보자 논의 있었어야"

전날(2일) 김병준 국민대학교 교수가 국무총리 후보자로 내정된 데 이어 3일엔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장이 내정됐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전날 김병준 국민대학교 교수가 국무총리 후보자로 내정된 데 이어 3일엔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장이 임명됐다. 새누리당은 공식 입장을 통해 "(국정을) 잘 이끌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가했지만 일부에선 절차상 아쉬움이 크다는 목소리도 흘러 나온다.

청와대는 이날 오전 전날에 이은 참모진 후속 인사를 발표하며 신임 비서실장에 한 위원장을, 신임 정무수석에 허원제 전 방통위 상임위원을 각각 지명했다. 청와대는 "한광옥 신임 비서실장은 민주화, 국민화합에 헌신해왔다"며 "대통령을 국민적 시각에서 보좌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허 신임 정무수석에 대해선 "언론과 국회, 정부에서 다양한 활동을 해왔으며, 국회 및 각계각층과 소통, 협조하는 가교 역할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에 새누리당은 환영의 뜻을 표했다. 김성원 대변인은 발표 직후 "한광옥 신임 비서실장은 김대중 대통령 비서실장, 노사정위원회 위원장, 국민대통합위원장 등을 역임하며 풍부한 정치경험과 식견을 갖추어 비서실을 잘 이끌어 나갈 것"이라며 "한광옥 신임 비서실장은 정파를 초월한 위치에서 정치권과의 소통과 가교역할을 수행하는 데도 탁월한 능력과 인품을 가진 훌륭한 분이다. 어렵고 혼란한 정국에서 국가적으로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허원제 신임 정무수석은) 기자와 국회의원 시절 보여준 정무감각과 판단력으로 청와대와 국회, 그리고 국민의 소통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 비서실장은 전북 전주 출신으로 국민의정부 당시 김대중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낸 바 있다. 얼핏 보면 '측근' 위주의 박근혜 정부 인사 관행에 비춰 보기 드문 경우지만 '통합'이라는 명분에 적합해 내정된 것으로 보인다. 한 실장은 동교동계의 가신 출신이지만 지난 대선에서 새누리당으로 전향한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다.

허 신임수석은 신문과 방송을 두루 거친 언론인 출신으로 지난 2007년 박근혜 한나라당 대통령 경선후보 방송단장, 특보 등을 담당하면서 정계에 발을 들였다. '진박'으로 분류되는 그는 박 대통령과의 호흡에 강점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친박, 비박 일제히 "인물 문제보다는 절차상 문제"

이날 인사에 대해 새누리당 일부 의원들은 계파를 가리지 않고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 실장은 여야를 아우를 수 있고 허 수석 역시 무난하다는 평가다. 그러나 이들은 전날 총리 후보자 내정을 포함해 인사 절차상 문제를 지적했다. 비서실장 인선을 먼저 한 뒤 여야를 불러 총리 후보자에 관한 논의가 있었어야 한다는 것이다.

비박계 중진 정병국 의원은 3일 오전 'CBS 라디오'에 출연해 "김병준 신임 총리 선임에는 심각한 절차상의 문제가 있다"며 "결국은 국민적 시각에서 수용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선 절차가 중요하다. 여야 합의에 의해서 추천된 사람을 대통령이 지명하고 대국민 담화를 통해서 총리에게 권한을 주고 했을 때 수습 국면으로 갈 수 있다고 생각했었고, 그 때문에 거국중립내각을 주장했던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대통령의 이런 일방적인 행태는 국정을 대통령 주도 하에 끌고가겠다는 메시지다. 오히려 이것은 들끓는 여론에 기름을 붓는 격이다"라고 덧붙이며 비판했다.

정 의원은 이후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지금이라도 대통령이 여야 대표를 불러놓고 양해를 구해야 한다"며 비서실장 인선에 대해서는 "그건 큰 의미가 없다. 비서실 체제 구성은 야당의 동의를 구할 필요가 없다. 중요한 것은 거국내각에 맞는 총리"라고 설명했다. 그는 (총리지명자의) 인물평을 하기 전에 이미 절차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비박계로 분류되는 강석호 최고위원은 "박 대통령이 비서실장부터 먼저 선임을 해놓고 이후 여야 대표를 불러서 총리 지명자를 정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친박계 이우현 의원도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이 의원은 본보에 "한 분(한 실장)은 DJ(김대중 전 대통령)의 핵심자이고 한 분(김 지명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핵심자이지 않나. 여야와 모두 대화를 잘 할 수 있는 분들이라 본다"면서도 "절차상 아쉬운 점은 있다. 비서실장의 경우 본인이 임명하는 게 맞지만 총리 같은 경우 야당의 의견을 좀 더 들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대현 기자 (eggod6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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