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감추려는 KBO리그, 이러면 공멸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입력 2016.11.11 14:44  수정 2016.11.11 14:48

두산, 진야곱 불법도박 알고도 출전시켜

확실하게 꼬리 자르지 못하는 KBO도 문제

KBO리그에 또 암운이 몰려오고 있다. ⓒ 연합뉴스

프로야구를 강타한 승부조작과 불법도박의 파문이 이제 선수를 넘어 구단과 협회의 신뢰도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한국시리즈 우승팀 두산 소속의 투수 진야곱은 최근 경찰로부터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에서 600만 원을 베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두산은 "구단은 책임을 통감하며, 프로야구를 사랑하는 팬 여러분께 실망을 안겨 대단히 죄송하다"며 입장을 표명했다.

불똥은 엉뚱하게도 이제 두산 구단과 KBO의 진실게임으로 번지고 있다. 두산은 진야곱의 불법도박 의혹을 지난 8월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은 한국야구위원회(KBO)의 '부정행위 자진 신고 및 제보 기간'에 소속 선수 모두를 개별 면담했고, 진야곱이 2011년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에서 베팅했었다는 말을 들었다.

그런데 진야곱은 이후에도 정상적으로 출전했다. 두산이 사전에 진야곱의 사건을 파악했음에도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것을 넘어 출전을 묵인하고 사실상 불법행위를 은폐하려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두산은 진야곱의 불법행위를 파악한 이후 곧바로 KBO에 통보했다는 입장이다. 그리고 KBO가 이를 알고도 별다른 조치가 없었기 때문에 구단도 굳이 진야곱의 출전을 제재하지 않았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하지만 KBO는 신고 기간 두산으로부터 진야곱에 대한 말이 없었다고 밝혔다.

KBO는 지난 8월 12일까지 시행된 부정행위 자진 신고 기간에 유창식(KIA 타이거즈)만 있었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KBO는 경찰이 진야곱을 수사하려는 것을 파악하고, 두산에 먼저 문의한 뒤에야 불법도박 혐의를 받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KBO의 주장대로라면 두산이 먼저 자진신고를 했다는 것과 정반대 이야기가 된다.

두산 구단이 한 번 더 머리를 숙였다. 구단 측은 이날 “의사 소통 과정에서 착오가 생긴 것 같다”며 "진야곱이 시인했음에도 이후 출전시킨 부분은 구단의 명백한 잘못이다. 승부조작에만 포커스가 맞춰져 불법 베팅의 심각성을 과소평가했다. 팬들께 죄송하다"고 설명했다.

두 번의 사과와 상관없이 야구팬들은 NC 사태에 이어 또 충격에 빠졌다. 최근 NC 다이노스 구단은 소속 선수의 승부조작 가담 사실을 알고도 이를 조직적으로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에 시달리고 있다. 여기에 두산까지 진야곱의 불법도박을 감추려했다는 시선을 받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들은 올 시즌 리그 1~2위팀이다.

그동안 승부조작과 불법도박을 둘러싼 파문들은 주로 선수 개인의 도덕적 일탈에 초점이 맞춰져왔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계기로 선수를 관리, 감독해야할 구단, 그리고 그 구단들을 관리 감독해야할 협회마저 논란의 중심에 서면서 KBO리그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고 있다.

명확한 책임규명과 전후 사정에 대한 해명이 없다면 프로야구계가 공멸의 길로 치달을 수 있는 심각한 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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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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