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넬 메시가 합류한 아르헨티나는 11일 오전(한국시각) 브라질 벨루오리존치 미네이랑 스타디움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남미지역 예선 11라운드 원정경기에서 0-3 패했다.
아르헨티나는 흐름을 타지 못하고 자멸했다. 브라질 선수들이 여유를 부리지 않았다면, 0-3 이상의 참패를 당할 뻔했다. 브라질전 패배로 아르헨티나는 월드컵 남미예선 4경기 연속 무승, 파라과이전에 이은 2연패로 6위까지 추락했다. 반환점을 돈 시점에서 5위에 주어지는 플레이오프 티켓도 아쉬운 상황이다.
경기 전만 하더라도 메시가 합류한 아르헨티나는 자신감이 넘쳤다. 바우사 감독은 경기 하루 전날 브라질전 최종 명단을 발표하는 여유까지 보였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브라질이 더 강했다. 아르헨티나의 공격 전개는 답답했고, 수비진은 여전히 불안했다. 메시 혼자서 분위기를 바꾸기에는 브라질 수비 조직력이 너무 단단했다. 발재간 좋은 선수들이 지역 방어를 펼치자 메시도 고전했다.
반면 네이마르는 여유로웠다.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네이마르에 집중한 사이 쿠치뉴의 선제골이 터졌다. 아르헨티나가 동점골을 위해 공격적으로 운용한 사이 브라질은 다시 한 번 아르헨티나 골문을 뚫었다.
후반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일제히 공격 모드에 돌입하자 브라질은 아르헨티나 뒷공간을 지속해서 공략했다. 공수 간격은 벌어졌다. 공간만 생기면 장점을 발휘하는 브라질 선수들은 아르헨티나를 농락했다.
국가대표팀 네이마르, 메시보다 뛰어났다
브라질-아르헨티나전 최고 관전 포인트는 네이마르와 메시의 충돌이었다. 소속팀에서는 절친이지만 대표팀에서는 세기의 라이벌이 될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결과는 네이마르의 완승이다. 네이마르가 여유 있게 브라질을 이끈 반면 메시는 브라질 지역 방어에 막혀 힘을 쓰지 못했다.
브라질에는 쿠치뉴와 제수스가 있었지만 아르헨티나에는 이과인이 있었다. 전자가 네이마르에게 날개를 달아줬다면, 후자는 오히려 메시의 날개를 꺾었다. 이과인만 전방에서 좀 더 움직였다면 메시가 살아날 수 있었지만 그렇지 못했다. 메시 혼자 브라질 수비수들을 상대하기는 역부족이었다. 1000억 원이 넘는 이적료를 기록하며 나폴리를 떠나 유벤투스로 이적한 대형 공격수의 움직임으로는 너무 아쉬웠다.
아르헨티나는 브라질 선수들의 개인기에 속수무책 당했다. ⓒ 게티이미지
티테, 바우사 또 울리다
바우사가 페레스를 측면에 배치하면서 네이마르를 막겠다고 공개 선언한 것과 대조적으로 티테는 4-1-4-1 전술을 고수했다. 카세미루의 부상으로 페르난지뉴가 나왔고, 마르셀루가 루이스 대신 선발 출전했지만 지난 경기 라인업과 크게 바뀌지 않았다.
브라질은 기존의 틀을 유지하면서 경기력을 끌어올렸다. 빠르고 유기적인 움직임을 주문하는 대신 중원에서 메시를 압박했다. 메시에게 전담 마크를 붙이지 않고, 선수들 모두 제 자리를 지키면서 메시를 막았다.
반면 바우사 감독은 페레스에게 네이마르 전담 마크를 지시했다. 네이마르가 왼쪽에서 상대를 압박하면서 오른쪽에 수비수를 늘렸다. 그렇다 보니 아르헨티나의 오른쪽 측면 공격은 실종됐다. 심지어 후반 시작과 동시에 페레스를 빼고 아구에로를 투입하며 전술의 변화를 줬지만 때는 늦었다.
수비 조직력, 승패 갈랐다
아우베스, 마르퀴뉴스, 미란다, 마르셀루로 이어진 브라질 수비력은 견고했다. 세계 최고 수비수 중 한 명인 실바가 벤치를 지킬 정도다. 정돈된 움직임은 물론 유기적인 호흡도 좋았다. 메시가 전진한다고 해서 메시에만 얽매이지 않았다. 할 일 다 하면서 메시를 막았다.
아르헨티나 수비진은 흔들렸다. 쉽게 흥분했고 무리한 오버래핑이었다. 공격에 도움이 된 것도 아니었다. 불필요했고 효율적이지 못했다. 사발레타와 오타멘디, 푸네스 모리와 마스로 이어진 수비진은 견고함이 떨어졌다.
브라질 선수들의 개인기와 연이은 공격에 고전했고 제 자리를 찾지 못했다. 쿠치뉴의 슈팅이야 어쩔 수 없었지만 네이마르와 파울리뉴의 골은 막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아르헨티나는 자멸했다.
아르헨티나는 메이저 대회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며 FIFA랭킹 1위를 기록 중인 남미의 강호다. 그러나 최근 모습은 말이 아니다. 결과도 결과지만 내용도 실망스럽다. 7경기가 남았지만 지금과 같은 상태라면, 48년 만의 월드컵 본선에 나서지 못할 수도 있다. 다음 상대 콜롬비아도 부담스럽다. 낯선 두려움이다. 브라질과 대조적인 아르헨티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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