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 또 신중' 현대건설 뉴스테이 전략에 쏠리는 눈
'힐스테이트 호매실' 임대관리…우리레오PMC에 위탁관리 운영
낮은 주택사업 비중 속 초기 사업부담 줄이는 전략 취한 듯
뒤늦게 기업형임대주택(뉴스테이) 시장에 진출한 현대건설의 신중 모드에 업계 시선이 쏠리고 있다. 차세대 주택사업으로 각광받으며 독립부서를 신설하는 등 공격적인 사업행보를 취하고 있는 경쟁업체들과 달리 위탁체제라는 보수적 접근을 시도하고 있어서다.
현대건설이 지난 18일 경기도 수원에서 자사 첫 기업형임대주택(뉴스테이) ‘힐스테이트 호매실’ 공급에 나섰다. 지난해부터 대림, 대우, GS, 롯데, 한화건설 등 대형건설사들이 뉴스테이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에 비해서는 한발 늦은 감이 있다.
이 가운데 ‘힐스테이트 호매실’ 주택임대관리는 자사직영이 아닌 위탁관리에 맡겨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앞서 뉴스테이 사업에 기 진출한 건설사들이 인하우스(in-house) 임대관리 전담부서를 두거나 아예 별도의 관리회사를 출범해 운영하는 것과 차이를 보인 것.
뉴스테이는 중산층 전세난 해결을 목표로 도입된 임대주택으로 세입자는 연간 임대료 상승률 5%이내에서 최장 8년간 이사 걱정없이 거주할 수 있다. 이에 세입자 전출입이나 임대료 징수, 시설 하자 보수 등의 관리업무가 필요한데, 현대건설은 ‘우리레오PMC’라는 주택관리업체와 업무제휴를 통해 위탁관리를 맡기기로 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지금껏 현대건설이 임대주택 및 임대관리사업을 한 적이 없기 때문에 전문적인 업체에게 위탁운영을 맡기면서 노하우를 습득하기 위함”이라면서 “임대관리사업을 하려면 어느정도 규모가 있어야 하는데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일단 뉴스테이 사업을 추진하면서 향후 사업 규모가 커지면 임대관리사업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위탁관리와 직영관리는 비용 문제에서 두드러진 차이점을 보인다. 별도의 전담부서를 만들어 운영하면 그에 따라 인건비 등의 고정비가 지출되는데 이보다 위탁운영 비용이 더 저렴하다고 계산되면 위탁관리를 택하는 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주택사업 매출이 메인이 아닌 경우에 임대관리업까지 하면 고정자산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현대건설 전체 매출 비중에서 주택사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10~15% 안팎이다. 총 주택공급 대비 뉴스테이 물량을 따지면 임대관리사업 매출은 극히 미미할 것이라는 셈이 나온다. 여기에 임대관리 전담부서를 신설해 운영하면 주민들의 민원도 직접 상대해야 하는 등 업무 피로도도 가중된다. 이러한 불편 요소를 안고 굳이 임대관리업을 본격화할 필요가 없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또 한 가지는 뉴스테이 사업의 수익구조다. 뉴스테이 사업은 임대 기간의 운영 소득보다 8년 뒤 매각 이익에 의존하는 구조로, 사업 초기 투입되는 비용을 회수하는 데까지 오랜 기간이 소요된다. 즉 향후 매각에 따른 이익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만큼 ‘다량의 뉴스테이’를 보유해 운영하지 않는 이상 임대관리업까지 할 필요가 없다는 셈법도 나온다.
반면 뉴스테이에 기 진출한 롯데건설, 한화건설, 우미건설 등은 내부에 전담부서를 둬서 임대관리를 할 계획이다. 대우건설과 GS건설은 각각 푸르지오 서비스, 이지빌이라는 계열사 주택임대관리업체를 두고 관리한다. 이들 회사의 특징은 주택사업 비중이 꽤 높거나 뉴스테이 이외에도 그룹사 부동산 자산 등의 수요가 꽤 있다는 데 있다.
장기적으로 리츠부동산을 발굴하고 금융조달, 시공, 투자자 및 임차인 유치 등 디벨로퍼 목적으로 임대관리업에 진출한 경우도 있다. 대림산업은 지난 9월 부동산간접투자(리츠, REITs)를 전담할 자산관리회사(AMC)를 설립해 대림 계열사로 두고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현대산업개발도 보유 부동산의 개발·운용수익을 높이기 위해 연내 리츠AMC 설립을 목표로 준비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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