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촛불민심에 "구악 대청산 기회, 개헌은 정치권 장난"
문재인 "2일 탄핵안 처리 무산은 새누리당 비박계 탓"
개헌 논의에 대해선 "발목 잡으려는 낡은 정치" 비난
문재인 "2일 탄핵안 처리 무산은 새누리당 비박계 탓"
개헌 논의에 대해선 "발목 잡으려는 낡은 정치" 비난
"전국적으로 촛불을 밝혀달라. 더 많은 빛이 어둠을 이긴다"
야권이 2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9일 표결'에 합의한 가운데 유력 대권주자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거리에서 촛불민심에 탄핵을 호소했다. 문 전 대표는 '필사즉생 필생즉사(必死則生必生則死)'을 외치며 박 대통령 탄핵만이 현 정국을 수습할 수 있는 해법이며 개헌은 '발목을 잡으려는 낡은 정치'라고 비판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정문 앞에서 '국민이 이깁니다'라는 주제로 시민들 앞에서 탄핵을 호소했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수능이 끝난 고3 학생부터 갓난 아이를 안고 나온 시민까지 경청하며 '즉각 탄핵'을 외쳤다.
"2일 탄핵 의결 무산, 새누리당 비박계 배신 때문"
문 전 대표는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명예로운 시민혁명'이라고 규정한 뒤 "구악 대청산을 위한 위대한 도전이 시작됐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야권이 계획했던 '2일 탄핵안 의결' 무산 책임이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계 의원들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오늘로 약속드렸던 탄핵안 의결이 국회에서 무산됐다. 처리됐다면 박 대통령 직무는 오늘 바로 정지될 수 있었다"며 "탄핵에 함께 참여하겠다고 약속했던 새누리당 비박계 의원들의 배신 때문이다"라고 책임의 화살을 '4월 퇴진, 6월 조기대선'으로 당론을 모으는데 합심한 새누리당 비박계 의원에 돌렸다.
문 전 대표는 아울러 탄핵안 발의가 늦어진 이유엔 국민의당도 영향을 끼쳤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날 국민의당이 새누리당 비박계 의원들을 설득한 뒤 탄핵안을 처리하자고 주장한데 대해 "비박계 의원들을 설득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일부 야당 반대 때문에 어제 탄핵안을 발의하지 못했다"며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야3당 공조가 회복돼 오늘 야3당이 함께 탄핵안을 발의하고 9일 처리하기로 합의했다"고 했다.
"대청소, 대청산의 기회…개헌은 사기 아니냐"
문 전 대표는 박 대통령 탄핵을 해방과 6월 항쟁 이후 세 번째 맞는 대청산의 기회라며 이러한 흐름의 발목을 잡는 것이 '개헌 논의'라고 주장했다. 그는 "촛불이 들불처럼 번지는데 군 불 쬐며 군밤 구워 먹듯 이 기회에 다시 정권을 연장해보려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는 불출마를 선언하며 개헌 추진 속내를 보인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등 일부 '개헌 추진 세력'을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 개헌 논의가 박 대통령 탄핵이라는 이슈를 흐린다는데 우려를 표했다는 점도 있지만 차기 대선판에서 유력한 주자로 꼽히는 문 전 대표는 권력구조 개편 논의가 타올라 자신에게 유리한 분위기를 굳이 깰 필요가 없다는 계산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문 전 대표는 "정계 개편, 개헌 논의, 4월 퇴진론 등이 우리의 발목을 잡으려는 낡은 정치이며 국민의 뜻을 왜곡해 다시 권력을 잡으려는 대중 전략이다"라고 주장하며 "제3지대에 모여야 한다. 개헌을 매개로 삼아야 한다. 임기 단축 방안을 마련해주면 따르겠다고 하는데 민주공화국을 만들자고 외치는 순간에도 국회 정치권에서 장난들이 이뤄지고 있지 않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촛불 민심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 오로지 촛불 민심을 정치적으로 구현하는 일에만 충실해야 한다"며 "만약 전략적으로 정치권이 할 경우 국민들이 단호하게 야단을 쳐주겠냐"고 당부하기도 했다.
한편 문 전 대표는 발언이 끝난 뒤 '앞으로 촛불민심이 커지기 보다 줄어들면 어떤 식으로 촛불 민심을 키울 것이냐'는 한 시민의 질문에 "정권교체만이 답이죠. 저는 촛불민심이 사그라들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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