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먹튀’ 윤석민…역대 TOP10 중 최악?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입력 2016.12.09 06:32  수정 2016.12.10 07:52

올 시즌 사실상 통째로 날리며 '먹튀' 거론

FA 최고액 탑10 선수 중 투자 대비 효율 떨어져

'먹튀' 오명을 벗을 수 없게 된 윤석민. ⓒ 연합뉴스

아직까지 투수 역대 최고액(4년 90억 원) 기록을 보유 중인 KIA 윤석민이 이른바 ‘먹튀’로 전락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KIA 구단은 8일 투수 윤석민이 우측 어깨 웃자란 뼈 제거 수술을 받는다고 밝혔다. 구단 측은 이번 수술로 재활까지 4~6개월의 기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야말로 청천벽력과도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현재 KIA는 최형우를 역대 최고액(100억 원)에 붙잡으며 내년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여기에 확신할 수 없지만 해외 진출을 노리던 양현종마저 잔류한다면 분위기까지 크게 끌어올릴 수 있다.

하지만 윤석민의 이탈로 김기태 감독의 내년 시즌 구상은 복잡해지게 됐다. 만약 윤석민의 몸이 정상인 상황에서 양현종까지 잡는다면, 재계약에 성공한 헥터까지 포함해 완벽한 1~3선발 체제를 구축할 수 있다.

만약 양현종이 떠나더라도 윤석민-헥터라는 쌍두마차 체제와 강력해진 타선으로 ‘디펜딩 챔피언’ 두산을 저지할 유일한 대항마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같은 밑그림은 윤석민의 수술로 공염불이 되고 말았다.

어깨 수술은 투수에게 있어 가장 마지막에 내리는 선택과도 같다. 그만큼 위험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KIA 구단이 밝히듯 수술이 성공적으로 이뤄져도 내년 시즌 상반기 복귀가 불투명한 게 윤석민의 상태다. 최악의 경우, 내년 시즌을 통째로 날리는 것도 염두에 둬야 한다.

윤석민은 올 시즌 내내 부상으로 신음했다. 그가 받아든 성적표는 16경기 출전, 2승 2패 6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3.19에 그친다. 소화 이닝도 31이닝에 그쳤다. 당연히 야구팬들 사이에서는 ‘먹튀’라는 비아냥거림이 이어졌다.

KIA는 메이저리그 도전을 실패하고 돌아온 윤석민에게 당시 역대 최고액인 4년간 90억 원을 쏟아 부었다. 옵션이 없어 90억 원 전부를 윤석민이 오롯이 수령한다. 선수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그 어떤 안전장치 하나 걸지 않은 계약이었다.

윤석민이 부상으로 낙마하며 부담은 구단 측이 지게 됐다. 윤석민의 계약은 벌써 절반인 2년이 흘렀고, 그가 누적한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 스탯티즈 기준)는 고작 4.75에 그친다. 연평균 2.83의 WAR는 올 시즌 투수들 중 리그 30위권에 해당한다.

모범 FA가 많아지는 최근 추세에서도 윤석민의 계약은 철저한 실패작에 가까워지고 있다. KIA는 계약금 포함, 지난 2년간 45억 원을 윤석민에게 소비했는데, 1WAR당 9.47억 원을 지불한 셈이 됐다.

이는 역대 FA 탑10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이며, 2위인 한화 정우람(6.44억 원)과도 제법 큰 차이를 보인다.

윤석민은 FA 계약 직전 4년간 15.49의 WAR를 쌓았다. 이는 당시 기준으로 투수 전체 2위에 해당하는 엄청난 성적이었다. 윤석민은 이를 바탕으로 90억 원을 받아낼 수 있었다. 결국 윤석민이 FA 이전만큼의 활약을 보이기 위해서는 남은 2년간 약 10 WAR를 기록해야 하는데 어깨 수술로 인한 부상으로 사실상 이루기 힘든 기록이 될 전망이다.

역대 KBO리그 FA 최고액 TOP10. ⓒ 데일리안 스포츠

최형우 이전 역대 최고액이었던 NC 박석민(연간 24억 원)은 계약 1년차인 올 시즌 4.78 WAR(1WAR당 5.02억 원)를 기록하며 순항을 시작했다. 또한 한화의 동갑내기 듀오 김태균(1WAR당 3.82억 원)과 정근우(1WAR당 3.60억 원)는 투자 대비 가장 효율적인 계약임을 입증하고 있다.

한편, 2000년대 중반 ‘희대의 계약’이라 일컬어졌던 삼성 심정수는 4년간 10.02의 WAR를 적립했다. 60억 원 계약이었기 때문에 1WAR당 3.99억 원이 소비된 셈이다. 지금과 비교하면 이른바 ‘혜자 계약’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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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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