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국민타자 이승엽(41·삼성 라이온즈)이 선수생활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준비하고 있다.
이승엽은 12일 리베라호텔서 열린 시상식에서 일구대상을 받았다. 한국 프로야구 OB 모임인 사단법인 일구회는 이승엽이 프로야구 선수의 본보기가 된다고 평가, 이승엽을 대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현역 선수 중 일구대상을 받은 인물은 이승엽이 처음이다.
이승엽은 올해 승부조작과 불법도박 등 각종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았던 야구계에서 베테랑 선수로서 변함없는 기량을 뽐내며 한일 프로야구 통산 600홈런이라는 대기록도 달성했다. 실력뿐만 아니라 오랜 세월에 걸쳐 구설없이 철저한 자기관리로 정평이 높은 이승엽이다.
이승엽은 2017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예고했다. 내년이 현역 선수로서 타석에 선 이승엽을 볼 수 있는 마지막 시즌이다.
이승엽은 올해도 타율 0.303 27홈런 118타점을 올리며 녹슬지 않은 기량을 뽐냈다. 삼성이 간판타자 최형우의 KIA 이적으로 중심타선의 공백이 커진 상황에서 말년에 이승엽의 비중이 다시 커졌다. 야구계 안팎에서는 “실력도 여전한 만큼 굳이 은퇴할 필요가 있겠느냐” 말도 나올 정도다.
하지만 이승엽은 자신의 은퇴시기에 대해 확고한 입장을 밝혔다. 실력이 떨어져 등 떠밀리 듯 은퇴하기 보다 힘이 남아있을 때 팬들의 박수를 받으며 명예롭게 떠나는 것은 이승엽이 오랜 시간 그려왔던 선수생활의 마무리다.
한때 프로야구를 풍미했던 슈퍼스타들도 은퇴할 때의 마무리는 아쉬움을 남긴 경우가 많았다. 은퇴시기를 놓고 구단과 갈등을 빚기도 하고 기량이 떨어진 상황에서 선수생활에 연연하다가 초라한 모양새를 남기는 경우도 많았다.
올 시즌 나란히 은퇴를 선언한 홍성흔(두산)이나 이병규(LG)도 겉으로는 친정팀에서 명예롭게 떠나는 모양새를 취했지만 사실상은 구단의 권유에 의한 결정이었다.
해외에서는 스타급들이 자신의 은퇴 시점을 예고하고 떠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뉴욕 양키스의 마리아노 리베라와 데릭 지터, 보스턴 레드삭스의 데이빗 오티즈 등이 대표적이다.
원정경기마다 전설의 마지막 모습을 보려는 팬들이 몰리며 일종의 은퇴 투어가 되기도 했다. 심지어 선수들은 마지막 시즌에도 전성기 못지않은 호성적으로 팬들의 갈채를 받았다.
이승엽은 한국야구사에 손에 꼽힐만한 업적을 남긴 전설이다. 선수로서 이룰 수 있는 것은 거의 다 이뤘다. 이제 그에게 남은 최후의 도전은 이제 은퇴의 순간에서 영예로운 마무리의 모범 사례를 전통으로 남기는 것이다. 어쩌면 그것이 국민타자라는 명성에 가장 걸맞은 마무리라고 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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