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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변화' 대신 '안정' 택했지만…탈당 도미노 우려


입력 2016.12.16 13:32 수정 2016.12.16 13:58        이충재 기자

정우택 "정국 수습"에 방점…'분당 불씨' 커질 듯

비주류, 비대위원장 본 뒤 탈당 여부 최종 결정 전망

새누리당 신임 원내대표에 선출된 정우택 의원(오른쪽)이 16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정현 대표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새누리당은 변화 대신 안정을 택했다. 16일 원내대표 경선에서 정우택 후보가 당선되며 다시 한번 친박(친박근혜)계에 힘을 실었다.

정 신임 원내대표는 이날 당선 직후 "정국이 빨리 수습되도록 하겠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흩어지지 말자"라는 등 '통합'과 '수습'에 방점을 찍었다.

당장 이날 선거 결과로 비주류의 탈당 도미노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친박 퇴진과 함께 전면 쇄신을 주장했던 비주류에겐 다른 선택지가 없다. 비주류의 한 관계자는 "이제 탈당 시기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당내에선 차기 대선을 앞두고 분당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아직까지 탈당의사를 밝힌 의원들이 수면 위로 나오지 않았지만, 이번 선거 이후 '도로 친박당'이라는 비판이 커질 경우 탈당행렬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비주류 핵심 축인 유승민 전 원내대표는 "상당히 실망스러운 결과"라고 했고, 김무성 전 대표는 "나는 나경원 찍었다"며 노골적 반감을 드러냈다.

특히 유 전 원내대표는 "앞으로 어떻게 할지 고민해보겠다"며 탈당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날 비박계 단일후보로 나섰던 나경원 의원도 탈당 문제에 대해 "논의해 보겠다"고 했다.

'안정적 수습' 요구한 중립성향 목소리 반영할 듯

이날 선거 결과는 승부의 키를 쥔 20여명의 중립성향 의원들이 주류 후보를 선택한 것으로, 향후 당 운영방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당내 세력구도는 총 128명 의원 가운데 주류(50명), 비주류(50명), 중립(20명) 성향으로 분류된다. 탄핵안 통과 이후 주류 세력이 쇄락하고 있지만, 여전히 핵심 보직 등을 장악하고 있는 주류다.

정 원내대표가 얻은 62표는 탄핵안에 찬성표를 던진 중립성향 의원 중 다수가 주류 쪽으로 돌아섰다는 의미이자 '친박 재신임'을 통해 안정적으로 당을 수습하라는 뜻이 담겼다.

당장 정 원내대표는 '안정적 수습'을 요구한 표심을 반영하기 위한 행보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립지대 표심을 끌어오는 데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한 '친박 지도부 전원사퇴'도 이행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정 원내대표는 "내가 친박 활동을 한 사람이 아니고 어느 계파를 대변할 생각도 없다"고 강조해왔다.

유승민 새누리당 전 원내대표가 16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 총회에 참석해 '친박' 정우택 의원의 선출 결과를 지켜본 뒤 의총장을 나서고 있다. ⓒ데일리안

'메인 매치' 비대위원장 선거 앞두고 주류-비주류 재격돌

이제 새누리당은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두고 계파 간 2라운드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날 선거에선 주류 측이 우세승을 거뒀지만, '메인 매치'는 비대위선거다.

양대 계파 대표선수들의 체급부터 다르다. 주류 측에선 이인제·김태호 전 최고위원이, 비주류 진영에서는 김무성·유승민 의원이 거론된다.

당지도부가 오는 21일 일괄 사퇴하면 새누리당은 자연스럽게 비대위체제로 들어선다. 현 지도부도 "사퇴 이전에 비대위를 구성하겠다"고 했다.

무엇보다 비주류가 비대위원장 선출까지 지켜본 뒤 탈당여부를 결정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선거 결과에 따라 당의 명운이 갈릴 것이란 전망이다.

주류 비대위원장 후보가 또 한번 승리할 경우 비주류의 '탈당 러시'가 이어지는 등 분당 직전 상태로 가게 되고, 비주류 후보가 위원장석을 가져가면 당쇄신에 가속도가 붙을 수밖에 없다.

결과에 관계 없이 양 계파 모두 '친박당' 꼬리표 떼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당명으로 옷을 갈아입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여당 한 관계자는 "지금 상태로는 국민들의 지지를 한 톨도 받기 어렵다. 보수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는데 이견이 없다"며 "내용도 확실하게 바꿔야 하지만, 간판도 좀 바꿔야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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