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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활동 의사 밝힌 태영호, 국책연구기관서 근무할 듯


입력 2016.12.21 09:27 수정 2016.12.21 09:28        하윤아 기자

23일부터 사회활동 시작…내년부터는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원으로

태영호 "김정은 체제 환멸감에 귀순 결심…통일 앞당기는 일 할 것"

한국으로 망명한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가 23일부터 본격적인 사회 활동에 나서고, 내년부터는 국책연구기관인 국가안보전략연구원에서 근무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과거 미국인권비판 행사에 참석한 태영호의 모습. 유튜브 영상 캡처.

23일부터 사회활동 시작…내년부터는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원으로
태영호 "김정은 체제 환멸감에 귀순 결심…통일 앞당기는 일 할 것"


망명한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가 23일부터 본격적인 사회 활동에 나서고, 내년부터는 국책연구기관인 국가안보전략연구원에서 근무할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정부의 한 소식통은 "이달 23일부터 공개 활동에 나선다고 밝힌 태영호 전 공사는 내년 1월부터 국가안보전략연구원에서 근무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태 전 공사는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소속 연구원으로 일하면서 강연이나 탈북민 단체와의 만남 등 공개적인 활동도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 말경 가족과 함께 입국한 태 전 공사는 국가정보원 산하 북한이탈주민보호센터에서 조사를 받아왔으며, 태 전 공사의 가족은 일반 탈북민과 달리 통일부 산하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하나원)를 거치지 않고 남한 사회에 정착한다.

태 전 공사는 앞서 19일 오후 서울 시내 모처에서 국회 정보위원회 이철우 위원장, 여야 간사와 3시간 가량 간담회를 갖고 탈북 동기와 현 북한 내 상황, 앞으로의 활동 계획 등에 대해 설명했다.

이 간담회에서 태 전공사는 "김정은의 폭압적인 공포통치 아래 노예 생활을 하는 북한의 참담한 현실을 인식하면서 체제에 대한 환멸감이 커져 귀순 결심을 굳혔다"며 "오랜 해외 생활을 통해 한국 드라마, 영화 등을 보면서 한국의 민주화와 발전상을 체감하게 됐다"고 말했다고 이 위원장이 기자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태 전 공사는 또 "북한에서는 직위가 올라갈수록 감시가 심해져 자택 내 도청이 일상화돼 있다"면서 "김정은이 어리기 때문에 통치가 수십 년 지속될 경우 자식, 손자 대까지 노예 신세를 면치 못한다는 절망감으로 우울증에 시달리는 간부들이 많다"고 전했다. 특히 현영철 전 인민무력부장의 처형도 이러한 도청과 연관이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태 전 공사는 "엘리트층은 마지못해 충성하는 시늉만 내고 있으며, 주민도 낮에는 '김정은 만세'를 외치지만 밤에는 이불을 덮어쓰고 드라마를 보면서 한국에 대한 동경심을 키워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태 전 공사는 "김정은 한 사람만 어떻게 되면 체제가 완전히 무너진다"면서 "정변이 나도 엘리트와 측근들이 중국으로 도망가지 않고, 한국 사회에 와서도 괜찮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에서는 잘 나가던 고위 관료들이 남한에 오면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어 두려워하기 때문에 돈이 들더라도 잘 지낼 수 있는 직장을 해줘야 고위층에서 탈북을 많이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태 전 공사는 북한의 생활상과 관련, "사회주의이지만 자본주의식으로 기초생활이 돌아가는 형태"라며 "지금은 당국의 말보다는 자기들 스스로 생존하는 방법을 많이 체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향후 활동 계획에 대해서는 "개인의 영달이 아니라 북한 주민이 억압과 핍박에서 해방되고 민족의 소망인 통일을 앞당기는 일에 일생을 바칠 것"이라며 "신변위협을 무릅쓰고라도 대외 공개 활동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밖에 태 전 공사는 자금 횡령 등 범죄를 저지르고 처벌이 무서워 도주했다는 북한의 주장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며 "북한에서 그렇게 모략할 줄 알고 귀순 전에 대사관 내 자금 사용 현황을 정산하고, 사진까지 촬영해 놨다"고 반박했다. 딸이 아직 입국하지 못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는 "딸은 없고 아들만 두 명 있으며 가족과 다 같이 귀순했다"고 밝혔다.

한편, 국정원은 오는 23일 태 전 공사에 대한 조사를 마칠 계획이다. 국정원 조사가 종료됨에 따라 태 전 공사는 곧바로 일반적인 사회 활동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하윤아 기자 (yuna1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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