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볼 위주의 단조로운 전술 선호
창조적인 이청용에, 장점 어필해야
‘벤치 신세’ 이청용, 샘 앨러다이스 체제에서는?
크리스탈 팰리스(이하 팰리스)가 샘 앨러다이스 감독을 구원투수로 영입했다. 이청용의 입지에 어떤 변화가 찾아올지 관심을 모으는 대목이다.
팰리스는 24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앨런 파듀 감독을 대신해 앨러다이스 감독과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앨러다이스는 계약 기간은 2년 반이다.
팰리스는 이날 현재 프리미어리그에서 4승3무10패(승점15)로 17위를 달리고 있다. 최하위 헐시티와 승점3 차이밖에 나지 않을 정도로 강등권과의 거리가 그리 멀지 않다.
팰리스 입장에서는 본격적인 박싱데이를 앞두고 사실상 승부수를 던졌다. 그간 박싱데이 이후 순위가 시즌 끝날 때까지 계속 이어져왔음을 감안했을 때 혼란의 위험을 무릅쓰고 감독 교체를 단행할 정도로 팰리스의 현재 상황이 좋지 않다.
자연스럽게 앨러다이스 감독과 이청용과의 궁합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청용은 올 시즌 초반 4경기 연속 선발출전하며 산뜻하게 시즌을 맞았지만 11월 이후로는 단 2경기 출전에 그치며 주전 경쟁에서 완전히 밀렸다. 다만 새로운 감독이 부임함에 따라 분위기 반전을 꾀할 수 있게 됐다.
다만 표면적으로 드러난 앨러다이스 감독의 성향을 봤을 때 그리 긍정적이지는 못하다. 앨러다이스 감독은 4-4-2 포메이션을 기반으로 최전방 공격수를 향하는 롱볼 위주의 축구를 선호하는 지도자다. 좌우 측면 미드필더에는 크로스가 좋은 선수들을 배치해 문전에 있는 장신 공격수를 활용하는 선이 굵은 축구를 선호한다.
과거 볼튼 감독 시절에도 최전방에 위치한 케빈 데이비스를 겨냥한 롱볼 위주의 단조로운 전술로 재미를 많이 봤다. 짧은 패싱 게임을 통해 아기자기한 축구를 구사하는 이청용에게는 다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부분이다.
물론 이청용 입장에서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앨러다이스 감독이 떠난 뒤 볼튼에 입단한 이청용은 당시 미드필드진에서 유일무이하게 창조적인 플레이로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다소 투박한 스타일의 앨러다이스 감독에게 자신만의 장점을 어필한다면 충분히 기회를 잡을 가능성도 있다.
일단은 박싱데이 기회를 잘 살려야 한다. 살인적인 스케줄로 인해 로테이션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앨러다이스 감독 역시 선수 파악을 위해서는 모든 선수들을 고루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청용 입장에서는 주어진 기회를 잘 살려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을 필요가 있다. 감독의 성향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결국 기회를 살리는 것은 선수 본인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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